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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國父)?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2-09-11 09:04:02
추천수 1
조회수   792

제목

국부(國父)?

글쓴이

윤석준 [가입일자 : 2001-02-12]
내용
어제 철학책을 좀 읽었습니다.

헬트가 쓴 책인데요...



거기 보면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를 '아버지'로 보는 것만큼 헬라세계에서,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에게 가당찮은 일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말하자면....헬라세계는

1) 남자들이 나와서 이야기하는(정치) 곳인 '폴리스'에서는 '힘'이 '설득력'에서 나옵니다. 폴리스에 모인 남자들이 서로 연설을 하고, 그 연설이 얼마나 상대방을 설득시키느냐에서....힘이 나옵니다. 그러므로 폴리스...정치하는 곳에서는 힘이 '권위적'으로 나오지 않고 자유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택하는 것에서 나옵니다. 그 힘을 얻어내는 방식은 '강제'가 아니라 연설을 통한 '설득'이구요



2) 그런데 '오이코스'(집)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오이코스에서는 가장의 권위라는 것이 '설득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나옵니다. 가족들에게 설득력이 있어서 가장의 권위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가장이라는 자체가, 아버지요 남편이라는 자체가 권위를 가지기 때문에 여기에는 자유나 설득이 없습니다. 그냥 까라면 까는 거죠. 이것은 '가족 안에서', 가부장의 권력입니다.



그런데 헬트가.....이 부분을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에서 분석을 하더군요

"이 오이코스에서의 역할을 폴리스에 가져오는 것만큼 혐오스런 것이 없다. 즉 폴리스에서의 힘은 자유 안에서 행해지는 설득에서 나오는데, 타당한 설득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힘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가장이다'라는 오이코스에서의 권력을 가져오게 되면 그것이야말로 아리스토텔레스가 볼 때는 영역위반, 전도요, 거부해야 할 사회이다." (문자적 인용은 아님. 그냥 제가 정리한 거)







이 부분을 읽으니까, 우리나라 모습이 정확하게 떠오르더군요.

우리는 서양과 다른 점이, 왕정을 지냈지만 왕을 '나라의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풍토가 오랫동안 지배했습니다. 이는 계약관계로 맺어진 서양의 '주군'과는 또 다른 개념입니다. 말 그대로 아리스토텔레스 식으로 말하자면 '오이코스'의 영역이 '폴리스'의 영역을 침범.....을 넘어....완전히 장악한 것이지요.

그러면....근대화로 가는 길은 무엇이냐.....정치하는 나라의 일을 '가부장'적 체계로 인식하지 않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정치하는....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지, 국부(國父)가 아닙니다. 이순자나 발꾸락 돼지는 국모가 아닙니다.



가스통 할배들이나, 왜나라당 지지자들이 전형적으로 펴는 논지가....바로 구태의연한 영역혼돈입니다. 오이코스의 체계(물론 현대는 '가부장'도 의미없습니다만, 철학개념에서)를 폴리스로 가져와서 대통령이 국부가 되어 버리는 순간, 거기에는 그리스의 민주적 연설과 설득 따위는 개나 줘버려야 하는 것이 됩니다. 그냥 아버지가 말씀하시니 토 달지 말고 들어야만 하는거죠.



이 부분 읽으면서 어찌나 우리나라 상황이 떠오르던지,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p.s : 그나저나 헬트....책을 참 쉽게 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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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n62@paran.com 2012-09-11 10:21:42
답글

그래도 國父 소리를 들을려면 호지명 정도는 되줘야 하지 않을까요?<br />
<br />
우리나라가 유교의 역향으로 어른을 공경하고 나라에 충성을 가르치다 보니<br />
이승만이도 국부, 박정희도 국부...하는것 같습니다<br />
<br />
國腐 놈들이 많은 세상 입니다

김태훈 2012-09-11 11:22:30
답글

룰라 정도면 국부라 해도 됩니다.<br />
훌륭한 아버지는 정당한 권위가 있으면서도 논리적이고 <br />
자신의 잘한 것과 과오 모두를 인정합니다. 자신의 권위에만<br />
기대어 어거지를 부리거나 위압적으로 군림하려고 하지 않습니다.<br />
참된 덕성과 실력을 갖춘 아버지는 스스로 온전한 본이 되어 저절로 <br />
존경을 받기 때문입니다. 아무한테나 국부라고 갖다 붙이는 것이 잘못입니다.<br />

p705@kornet.net 2012-09-11 12:13:14
답글

조선건국 주체들의 사상적 바탕이 성리학이었고 <br />
성리학은 대의와 명분, 그리고 상하관계를 계약이 아닌 천륜으로 보는 것이었습니다.<br />
군사부일체란 말로 대표되듯이 닥치고 복종이 모토죠.<br />
이는 조공을 바치던 오랑캐에게 신하로서 무릅을 굻어야 했던 굴욕의 상처를 정신적으로 나마 극복하고자 했던 송대 지식인들의 자존의식의 발로였다고 합니다.<br />
<br />
EBS에서 지금 역사강의를 하고 있는데 교수님에게

이지강 2012-09-11 13:19:31
답글

연설을 통한 설득이 너무 강조되서 나온 학문이 수사학인 걸로 알아요,<br />
말만 번지르하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긴데 그럴려면 시민사회가 성숙하거나 뛰어난 지도자가 철인정치를 하거나 해야 한다는 결론이었던 기억이 있네요 ㅎㅎ

윤석준 2012-09-11 14:15:55
답글

박헌규님 글의 "상하관계를 계약이 아닌 천륜으로 본다"는 문장 하나에<br />
유교적 사고방식이 싹 이해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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