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신규 입주 아파트에 들어가니
엘베를 보호한다고 합판으로 둘러놨는데 거기에 온통
짜장면 배달집, 샤시, 입주청소 집들의 광고를 풀로 도배를 해놨습니다.
11층에 살았는데 집까지 가는 길에 풀냄새가 고역이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다른 업체들이 동일 업체 위에 계속 덧붙여 나가는데
그 두께가 몇 센치미터는 되어보이고 이러다가 엘베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어느날 샤시집 아저씨가 풀로 붙이는 것을 보고
아저씨 냄새가 너무나요, 하지마세요!
했더니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왜 하지마라 하시냐'면서 눈을 부라리더군요.
그래서 아무말 안했더니 11F가는 동안
요새 먹고 살기가 힘들단 얘기를 대여섯번은 들은 것 같습니다.
근데 먹고 살기위해서 뭔가를 하는 순간 삶이 초라해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KFC할아버지가 치킨집을 연 이유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치킨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해서
기업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라고 교육 받았던 저는 약간 의아했었습니다.
이후에 싸이월드 창립자가 '세상에 이런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탄생했다는 소리를 듣고 성공하겠다 생각했는데
도토리에 매진하더니 망해가더군요.
삶이 초라하지 않게 국가는 사회안전망과 복지를 좀 더 확장할 필요가 있고,
개인은 사회구성원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 잘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와이프가 '자기는 꿈이 뭐야?' 해서 순간 할 말이 없고,
하루하루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회사 그만둔다고 해놓고 계속 나가고 있고...
저도 제가 한심하고...현재까지 멘붕 상태입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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