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중고차를 구입하면서 겪은 일을 간단히 올려봅니다.
회원님들이나 특히 지방에 거주하시면서 차량구입하시는 분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 글 재주도 없고 내용도 길어서 3줄 결론만 보실분은 맨 밑으로 가세요~~~~~~~~~~~
적지 않은 나이지만 마흔살 전에 컨버터블 한번 타 보고 싶어서 카페를 이리 저리 둘러봤습니다.
아무래도 중고차는 관리가 중요하니까요. 사고차라도 수리만 잘 되어있으면 상관없을꺼구요.
개인들이 타던 차량은 경정비는 웬만큼 하고 탔겠죠.
차량 상태도 잘 알아서 판매시에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고요.
제가 99년식 아카디아를 타고 있습니다. 3년정도 탔는데요.
처음 구입하러 갔을때 전 주인분이 설명해준것 외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관리도 잘 되었고 저 또한 잘 관리하고 타고있습니다.
컨버터블 차종중에 하드탑 모델은 너무 비싸더군요. 어차피 세컨으로 구하는 거라 저렴한 차를 찾았습니다.
소프트 탑중에 엘란 이라는 국산차가 있는데 수동식이고 2인승이라 불편할것 같습니다.
수입차중에 BMW 325CI 라는 모델이 연식도 2001~2005년까지 있는데 천이백만원~천오백만원 정도면 가능하네요.
그래서 BMW 카페에 가입해서 매일 매물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딱 조건에 맞는 물건이 나왔습니다.
2005년식인데 1250만원 이면 매력적인데요. 사고 내역을 찾아보니 앞부분 3박자(범퍼,양쪽웬다)사고가 있었네요.
그래서 저렴하겠죠? 본넷은 카본으로 되어있고 헤드라이트도 구형으로 바꿨네요.
동호회에 올라온 물건이라 바로 전화를 했습니다.
부산에서 아는 딜러의 아는 형님차인데 마누라 몰래 구입했다가 들켜서 급매로 판매한다는군요.
제가 지방에 살고 있으니까 문제점일 미리 얘기해 주면 감안해서 구입하겠다고 했습니다.
앞부분 사고 말고는 깨끗하다는 말과 함께 지금 전화가 엄청 온다고 주말까지 기다리려면 계약금을 걸랍니다.
사진을 꼼꼼히 보고 계약금 10만원을 걸로 주말에 올라가기로 약속합니다.
주말까지 기다리면서 325ci 조작방법과 관련자료 쫙 뽑아서 암기 하다시피 읽고 또 읽었네요.
친한 선배가 325ci 를 갖고 있어서 금요일에 30분 가량 시승도 했습니다.
토요일 아침 9시 기차인데 새벽 4시에 깨서 잠이 안오네요. 다시 노트북 열고 사진 살피고 작동법 익히고....
아침에 기차역에 가서 서울에 도착, 서울에서 가양동까지 지하철 3번이나 갈아타고 1시간정도 달려서 도착했습니다.
판매자 만나서 차량 서류 관련 설명 듣고 차를 보러갔는데요.
내부가 많이 낡았습니다. (어쩐지 내부사진 근접사진이 없더군요)
탑 오픈했는데 구석에 프라스틱이 안쪽에 들어가서 비어있네요.
시운전을 하는데 기름이 없습니다. 주행가능거리가 3km 로 나옵니다.
멀리 가지도 못하고 제가 판매자에게 차량을 리프트로 들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랬더니 근처 카센타로 가자고해서 갔는데요.
카센타 도착하자마자 하는말! 차량 하부에 오일이 약간 새는데요.
BMW는 원래 좀 샙니다!!!!!!!!!!!!!!
이러네요.....
순간 아차 싶습니다.
리프트로 들었는데 오일펜 아랫쪽에 오일이 방울방울 맺혔네요.
카센타 사장님이 보더니 위에서 새는건 아닌것 같다네요.
본넷을 열어보니 본넷 고정쇼바가 한쪽이 빠져있습니다.
그쪽 고정 볼트가 부러져서 본드로 붙여놔서 일부러 빼놨답니다.
본넷이 한쪽이 많이 치우져서 올라갔는데 흔들흔들 거립니다 .
카본 본넷인데 독일 정품 300만원짜리라는데 열어보니 대만제, 70만원정도일텐데 중고인것같습니다.
본넷을 닫을때는 양손으로 중심을 잡고 걸쇠쪽을 맞춰서 살짝 눌러줘야합니다.
파워스티어링 오일탱크쪽에 오일도 비치네요.소프트탑 닫힐때 루프가 덜컹~ 거리는데 그 정도가 정상은 아닌것 같습니다.
하체 커버가 다 긁혀서 반쪽만 남아있는데 하체 빔브라켓도 긁힌 자국이 선명합니다.
온보드 모니터가 화면이 안뜨는데 이건 교환해 준다네요. (중고로..)
중고차가 100% 맘에 드는차가 어디있겠습니까?
뭐 내가 조금씩 고치면서 정도 들고 그러겠지 뭐.... 하는 마음에 계약하러 사무실에 올라갑니다.
집에서 출발할때 이미 보험가입해 놓고 네비까지 갖고왔는데 그냥 내려가려니 막막합니다.
판매자에게 수리비 조금만 깎아달라니까 절대 안된다는군요.
그럼 기름값정도면 빼달라고 해도 안된다네요.
뭐...시세보다는 싸니까 수리비 좀 들어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계약서를 작성하는데 서약서가 있네요.
차량을 인수한 시점 이후의 고장에 대해서는 판매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인데
다른서류들과 함께 내밀어서 내용설명도 안해주고 그냥 사인하게 합니다.
뭔가 좀 이상하죠. 중고차도 한달,1000km 는 보증해주는걸로 알고있는데 말이죠.
어쨌든 찝찝하지만 900만원 입금했습니다.
한번에 천만원 이체가 안되더군요.
나머지 입금하려는데 입금을 더해야한다면서 서류하나에 금액을 적는데 150만원정도를 적네요.
이건 뭐냐고 하니까 등록,이전비를 내야 한다는군요.
그런가보다 하고 입금하려는데.....
이전비 18만원,입금액 28만원,등록세93만원 등등.......(금액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비슷합니다)
이전비는 이전대행수수료, 입금액은 차량판매수수료인데 차량가액의 2.2% 라고 하네요.
일단 입금은 미루고...
작동안되는 온보드모니터 교환해준다고 해서 교환 하는시간동안 밥좀 먹고 오겠다고 하고
밥 먹으러 가서 상의하면서 인터넷 검색을 했는데요..
등록세,취득세,공채할인 다해도 60만원이면 충분한거네요...
딜러수수료 해도 저건 너무 많습니다.
그쯤 되니까 신뢰가 더이상 안갑니다.
판매자 다시 만나서 구입 못하겠다고 하니까 인상이 일그러지는군요.
차량 세워놓은 뒤에 두명이 더 있습니다.
잠시 얘기좀 하고 온다더니 담배물고 등지고 셋이서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소리가 다 들립니다.
이제와서 환불해달라 한다. 뭐땜에 그런지 모르겠다 하면서 서로 대화하는데 뒷모습만 봐도 짜증난게 보입니다.
세명 모두 나한테 몰려와서 얘기를 하네요. 계약서 써놓고 이제와서 왜 이러냐....
BMW는 원래 오일 샌다, 3년만 지나면 다 샌다, 차량에 이상있는거 아니다....등등...
만약 제가 덩치가 좀 작고 약해보였거나 여자였다면 공포감을 느꼈을 정도입니다. (제가 181cm에 100kg 이라서 좀 덜했습니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는데 옆에 이렇쿵 저렇쿵 설명합니다.
5분정도 얘기하는걸 옆에서 보니 짜증이 나네요. 제 인상이 좀 찌그러졌나봅니다.
과장이라는 사람이 나한테 "그럼 어떻게 해주면 됩니까?" 라길래 아내가 900만원 입금했으니 그거 돌려달라고 합니다.
계약금은 어차피 안받겠다고요....
그러니 "알았습니다. 입금해드릴께요. 하지만 차량에 이상이 있는건 아니죠?" 라는군요....쩝....
그렇게 계약 파기하고 6시간동안 다시 지하철,버스,열차 타고 내려왔습니다.
말주변이 없어서 글이 길어졌는데요. 왜 처음부터 차량상태를 말을 안했을까요? 딜러수수료부분은 마지막에 얘기한 이유는 뭘까요?
제가 호구로 보였나봅니다.
이제는 동호회 장터도 못믿겠습니다.
3줄 결론
1. 중고차는 웬만하면 매매상 딜러에게 사지 맙시다. 문제가 있는 부분 절대 먼저 얘기해 주지 않습니다.(개인 매물 직접거래 추천)
2. 동호회 장터 매물도 한번더 확인합시다. 싼 매물은 이유가 있습니다. (판매자의 전화번호를 구글로 검색하면 딜러의 경우 판매물건이 몇개 더 뜹니다)
3. 차량사진도 믿지 말고 전화통화 내용도 믿지 말고 판매수수료도 믿지말고... 아무튼 딜러를 믿지 맙시다! (혼자 차량보러 가지 마세요. 여자분은 특히나 더!!)
일부 딜러들에 국한된 내용일수 있겠지만 지방에서 주말12시간을 허비하면서 차량 구입하러 간 사람을 이렇게 실망시키네요.
다른회원분들도 중고차 거래 조심해서 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몇자 적어봤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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