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밑에 이부영, 홍사덕 이야기가 있어 좋지 않은 기억을 끄집어 내 봅니다.
92년 국회의원 선거때라고 생각됩니다.
당시 고딩이었는데 뭔 일이었는지 영등포역을 갈 일이 있었습니다.
백화점 좀 구경하다 역 광장으로 나오는데 당시 평민당에서 단상을 세워놓고 선거연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연설자가 홍사덕 의원이었는데, 당시에는 민주당을 대표하는 젊고 세련된 정치인이었습니다.
당시가 삼당 합당 때 민주당서 꼬마 민주당으로 나왔다가 평민당과 합당하고 첫 선거였습니다.
워낙 유명세를 탔던 인물이라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번 들어보자 하고 단상 앞에서 경청하고 있었는데 과연 명불허전이더군요.
당시 노태우가 소련에 차관 지급하다 때인게 이슈였는데, 이와 관련해서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로 알기 쉽게 설명하는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경청했었습니다.
그 다음 순서가 후에 비행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신기하 의원이었는데, 연설의 세련됨에 있어 홍사덕 의원의 말솜씨엔 미치지 못하더군요.
그렇게 개인적으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정치인인데, 2차 꼬마 민주당 시절엔 안타까웠고 한나라당 이후엔 경멸스러웠습니다.
요즘은 세간의 인지도가 떨어지더니 유신이 수출 백만불 어쩌고 하는 드립으로 화자되는데, 제가 드는 생각 두가지.
1. 예전에 이렇게 말 잘하고 똑똑했던 사람이.......
2. 이 사람 요즘 먹고살기 힘든가?
다 각자 이상이 있겠지만 노무현은 이상에 가장 가까운 노선과 타협한 거고, 이부영이나 김홍신 같은 사람은 먼 길을 돌아 제자리에 온거고, 홍사덕이나 김문수 같은 사람은 사상을 바꾼 사람들이고......
인지부조화이론의 표본이라 할까요?
요즘 드라마 추적자를 꼽씹어 보면서 의리나 양심이라는 것들이 권력이나 돈 등에 얼마나 흔들릴 수 있는가 생각해 보는데요.
한때 똑똑한 정치인의 이상이나 신념 같은 것도 별반 다를게 없구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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