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시간은 멈추고,
머리 속이 하얘지는 듯.
적막감을 이기려면 한 잔의 막걸리가 필요해.
사발에 가득 담긴 막걸리가 뽀얀 것은,
무지개 일곱 빛깔이 모인 것.
한 잔에 한 색깔씩,일곱가지 빛깔로 풀어진다.
생각의 실타래가 풀어진다.
창에 듣는 빗소리는 가무음곡일터.
...외손주, 하나뿐인 운동화 한짝을 ,
물에 잃었다더니,술 잔에 떠 있고,
가난한 딸래미의 눈물 한 방울 같구나......
이 한 잔만 더 하면,
그래 우리네 맘이라도 풀어지리.
그러기에,
막거리엔 안주가 좋아야하지,
아니면,술잔에 달이라도 띄워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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