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덴빈의 영향으로 새벽부터 내리던 비는, 지금 빗발이 더 굵어졌다.
어제 하루만 빼고, 햇빛보다 비내리는 풍경을 더 많이 접한다.
비내리는 모습도 어쩌다 보면 좋은데 연일 계속되니, 기분이 가라앉는 것이 이젠 좀 그만 내렸으면 싶다.
그나마 내곁에 오디오가 있어, 스피커에서 음악이 울려 퍼지니, 이 순간만큼은 기분이 업되는 것이 참 좋다. .
살다보면 오늘처럼 일상이 무미건조해지고 쓸쓸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름대로 이 부분을 채우기 위해, 관심을 가졌던 분야에 시간을 할애하기도 하는데,
나 역시 이 부분에서 다른사람과 크게 다를게 없는 사람이라, 내가 좋아했던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취미생활이야 제 각각 다르니, 무엇이 더 좋다 라고 얘기할순 없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는것이 발전도 있고, 성취감도 있지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나는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지만, 여건이 조성되지않아 하지못했던 오됴질을 시작했다.
피씨스피커로 시작했던 내가, 오늘날 파워앰프 프리앰프로 분리형까지 가게 될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
바꾸고 또 바꿔봐도 채워지지않는 갈증...
이러한 갈증을 소멸하는 방법은, 인간에게서 호기심이라는 욕망을 없애버리면 간단히 해결 되는데,
태초부터 있어온 본능을 잠재우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가...
역사를 거슬러 올라 가보면,
인간의 호기심이 최고의 발전과 최고의 파괴를 불러왔음을, 알수가 있다.
근원적으로 자연이란 것은, 만물을 생성하고 소멸하는 것을 늘상 반복해 왔는데,
대자연앞에 한갖 미물인 인간이 창조하고 파괴하는 것이 무에 대수로울게 있겠냐만은,
그나마 다행스러운건, 그래도 조물주께서 인간에게 창조와 소멸의 능력만 주신게 아니라,
창조하고 소멸하면, 무엇이 잘못되어져 소멸됐는지, 깨달음과 함께 발전해 나가는 능력까지 같이 주셨다.
어찌됐거나 나는 나의 작은 방에서, 내 지식과 능력을 총동원하여 좋은소리를 들어본다고,
기기며 끄네끼를 바꿈질하며 뻘짓도 많이 했다.
지금도 내마음에 100% 와닿는 소리라고 말할순 없지만, 그래도 나름 그럴싸한 음을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오됴질이라는 것이 하다보면 남들은 어떤 시스템으로 소리를 듣나? 궁금해지기도 한다.
얼마전 내 글에서도 쓴적이 있지만, 목공소 사장님댁을 찾아가 가끔 음악을 듣고 오곤 하는데,
이 분 또한 기기에 대한 열정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하실 정도라,
실내에 들어서면 각종 기기들이 즐비하다.
나와의 차이라면 내가 현대적인 기기를 사용하는 반면, 이 분은 거의 빈티지기기를 사용하신다.
막선만은 탈피한 나와 달리, 변변한 끄네끼하나 연결해주지 않았는데,
순전 막선으로 연결한 기기에서 넓은 공간을 가득 메우는 소리가 참 시원시원하다.
공간이 넓어서 그런지, 친구분들을 여럿 초대해서 들어도 산만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목공소사장님의, 사람을 품을줄 아는 여유로움이 음악에서도 그대로 풍겨 나오는듯 하다.
손재주 또한 좋으셔서 손수 제작한 셀렉터로 다섯 대의 앰프, 다섯 조의 각기 다른 스피커로 비교 청음해 주시는데,
듣는이로 하여금 골라듣는 즐거움이 있다.
나는 여기서 또 갈등을 해본다.
나의 기기가 문제인가? 공간이 문제인가? 내 마음이 문제인가? 아니면 셋 다 문제인가?
어차피 음악을 듣는 대부분의 시간은 나혼자일때가 많은데,
내귀에 좋게 들리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 아닐까?
왜 남의 떡은 더 맛있게 보이는걸까?
집으로 돌아와 다시 음악을 들어본다.
제법 달콤하다.
역시 문제는, 방향의 끝을 알 수 없이 달리는 내 마음이로구나... ㅠㅠ
그렇다하더라도, 내 기기와 다른 소리를 내주는 스피커소리를 들어볼수 있다는건 언제나 즐거운 경험이다.
매 번 갈때마다 싫은내색 않으시고, 에어컨까지 틀어주셔서 시원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
이런 다양한 소리를 듣게 해주신 목공소사장님께, 이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김사장님 덕분에 좋은시간 보낼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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