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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규님께서 주신 덧글에 관하여 (감리교 관련)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2-08-26 02:15:46
추천수 1
조회수   667

제목

이숭규님께서 주신 덧글에 관하여 (감리교 관련)

글쓴이

장준영 [가입일자 : 2004-02-07]
내용
이숭규님께서 ↓ 저 아래 제 글에 달아주신 덧글에 관하여 좀 부언하자면,

(덧글로 쓰다가 너무 길어져서 따로 내서 올립니다)



감리교는 본래 한국 개신교 선교 초기부터 장로교와 양대 교파이긴 했으나, 그 세는 장로교보다 작았고,

보수 근본주의 신학으로 무장했던 미국 북장로교 및 그 충실한 영향권 아래이자 국내 최대 계통인 서북계 장로교인들이 장악하다시피 했던 장로교의 판세와는 달리,

감리교는 애초부터 진보, 자유주의적인 신학 노선의 선교사들이 들어왔었기에,

그들의 가르침을 받은 초기 한국 감리교인들도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 아래

한국 문화, 종교와 접목하는 토착화적 성향이라든지 당시 개화 문물에 한결 유연하게 반응한 성향을 띠었습니다.

다만, 유연하게 개화에 반응한 감리교 지식인들 중에 나중에 변절해서 친일파가 된 경우가 많습니다.

윤치호, 김활란 등등…

그런데, 친일로 변절한 인간들이라면 장로교에도 그만큼 많았으니 친일 문제에 관한한은 장로교, 감리교, 다 할 말 없고, 한국 사회 앞에서 처절하게 회개해야 될 문제지요.



해방 후 이승만 단독정부 수립 후 감리교는 더욱 할 말이 없는 것이, 이승만이 감리교인이었잖습니까?

지금 광화문의 감리회관(동화면세점) 자리는 이승만 정권의 특혜로 적산을 불하받은 것이며,

서대문 네거리의 이기붕 자택은 감리교 교권파 목사들이 늘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4.19 당시 신촌에서 연세대생들이 광화문 네거리로 몰려오는데, 서대문 감신대생들은 시위대에 합류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엉거주춤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박정희 독재정권이 들어서고 K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반독재 민주화 종교 운동에 앞장서면서 회원 교단인 감리교 역시 체질이 많이 바뀌게 되지요.

박정희 독재는 가톨릭과 진보 개신교계인 KNCC 회원 교단들이 본격적으로 사회 참여와 진보적 신앙 노선으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 계기입니다.

본래부터 진보 신학 노선을 정립했던 한국기독교장로회(캐나다장로교 선교를 받은 계통입니다) 뿐만 아니라

예장 통합도 영등포 도시산업선교회를 설립하여 노동운동에 공로가 있지요. 약칭 '도산'이라 하는데, 통합과 성공회가 큰 활약을 했습니다.

더불어, 60년대 말부터 80년대 걸쳐 기장, 감리교의 신학자들은

민중신학(기장), 토착화신학(감리교. 윤성범, 유동식 - 변선환으로 이어집니다. 이 제자 분들이 이정배 등이지요. 이정배 교수님은 제 은사이시고) 작업을 활발히 펼쳤고,

그 밑에서 배운 학생들이 목사가 되었으니 기장과 감리교는 적어도 보수, 수구로 빠지지는 않게 된 것이지요.



문제는 감리교의 '도'자 돌림 삼형제를 비롯한 교권파 수구 보수 인사들인데,

일단 이 '도'자 삼형제는 감신 출신이 아니고 보수 신학을 공부한 사람들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이 거대 교회를 만들었고 그 위세로 감리교단 위에 군림하게 되었죠.

김홍도가 80년대 말에 토착화 신학을 주창한 변선환 교수님, 포스트모던 신학을 하던 홍정수 교수님을 출교시켰던 사건은 유명하지요.



그런데, 변, 홍 교수님은 감신대의 저명한 신학자이고, 이 밑에서 공부한 신학도들이 이후 목사가 된 상태에서 판도는 바뀌게 된 것이죠.

김홍도는 이후 감신대의 신약학자 박익수 교수님(바오로 신학 전공)도 출교시키려 했습니다.

박익수 교수님은 00년대 초에(제가 학교 다닐 떕니다)『누가 그리스도의 참 제자인가?』라는 코린토1서 주석서(대한기독교서회에서 나온 책은 맞는데, 책 제목이 정확한지 가물가물합니다)를 내셨는데,

여기에서, 예수를 믿어 구원받는 게 아니라 예수를 따라 행해야 구원받는다

예수는 나를 믿어라라고 한 적이 없고, 나를 따르라고 했다,

(※ 복음서의 '나를 믿어라'라고 한 예수 발언들은 초대 교회의 발언 내지 가필이라는 것이지요.

본래 발언을 정확하게 옮기고 전승한다는 건 합리적 이성이 싹트기 시작한 근대 이후의 관례이지,

고대에는 발언, 사건 등을 구전, 필사 등으로 전승하면서 가필, 재해석 내지 변형이 다반사였고 그걸 도덕적, 법적으로 문제삼지는 않았고,

거꾸로 훌륭한 가르침,작품을 위대한 인물에게 귀속시킴으로써 그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봤던 것입니다.

고대 이스라엘에 있어 '율법'하면 모세였으므로 율법은 모두 모세의 것으로 돌렸으며 '지혜'라면 솔로몬이었기에 속담을 모은 책인 구약 잠언서는 솔로몬이 썼다고 붙인 것이지,

실제로 모든 율법, 속담이 모세, 솔로몬이 지은 건 아닙니다.

신약학에서도 복음서의 예수 발언들 중 어느 것이 예수의 원 발언에 더 가까운가 추정하는 비평적 작업들을 합니다.)

믿는다고 구원받는 게 아니라 진정 예수를 따라 살아야 구원받는다, 이것이 예수 복음과 신약성서의 정신이라고 주장하신 걸 김홍도가 트집잡아 또 종교재판에 회부하려 했는데,

이 당시는 김홍도에 의해 출교당한 변, 홍 교수님의 제자들이(당연히 가슴에 맺힌 게 다들 있었겠죠) 중견 목회자가 되어 김홍도의 마음대로 교단이 좌지우지되지 않았지요.

당시 총회 석상에서 김홍도가 뭐라고 계속 발언하려 하자 당시 감독회장이던 장광영 감독이 "야, 김홍도, 자리에 앉아!"라고 윽박질렀던 건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감리교는 정회원 목사로 허입된 기수 서열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큰 교회를 만들고 교권을 가졌다 해도 선배 목사 앞에서는 깨갱… ㅎㅎ)

지금도 '도'자 삼형제의 위세는 대단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옛날에 비해서는 많이 사그라든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게다가 감리교의 목사님들은 대개 감신, 목원대에서 공부하셨는데, 이 두 학교의 신학은 결코 보수가 아니거든요. 이런 학교 출신 목사님들이 '도'자 삼형제를 좋아할 리 없습니다.



그런데, 감리교, 예장 통합은 KNCC 소속이면서도 교회 현장, 신자들을 보면 한국 개신교의 보수근본주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으므로 보수적인 면 내지 비율이 크긴 합니다.

특히 예장 통합을 놓고 보면 전체 교회들의 80%는 보수복음주의 내지 합동 등 보수 장로교단들과 별다를 것 없는 보수 성향이라고 보고, 소수만 기장 등에 가까운 진보 성향이 아닌가 합니다.

게다가, 예장 통합의 경우는 뉴라이트 운동에 뛰어든 변절자들이라든지(김진홍, 서경석 등), 애초부터 한기총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고 KNCC의 보수화의 주범이라고 볼 수도 있는 그런 교파라서…

소망교회 장로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솔직히 감신대는 한신대만큼 사회참여, 진보적 의식이 강한 신학대학은 아닙니다. 감신의 토착화신학 내지 문화신학은 해방신학의 자극으로 생긴 한신의 민중신학과는 지향점이 다르긴 합니다.

그래도 신학계 전반의 지평에서 놓고 보면 좌측에 놓이는 신학인 건 분명하며, 기독교가 세상에 해악이 아닌 기여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은 바탕에 깔고 있지요.

기독교 내적으로는 성찰과 비판, 기독교 밖, 세상 전체를 놓고는 기독교의 틀을 가능한 벗고 외부에 겸허히 귀를 기울이고 예수처럼 실천해서 세상에 덕을 끼치려 하는 그런 신학, 신앙 노선인 겁니다.

하지만 교회 현장의 신자들은 일반적인 보수 신앙인 경우가 압도적이라, 기장과 달리 감리교 목회자들은 그런 이중적 애로점이 있는 듯합니다…

제가 학교 다니면서도 보니, 감리교 전도사(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교회 현장의 분위기 사이의 모순성 때문인지 일종의 야릇한 냉랭함, 냉소적, 사무적이랄까,

그런 분위기가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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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규 2012-08-26 02:58:18
답글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대모이신 조화순 목사님도 감리교 목사님이셨죠.<br />
요즘 교단을 불문하고 교회들이 대부분 보수화되었는데 그래도 소수의 개혁적인 목사님들이 고군분투하시는 걸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또 존경스럽기도 합니다.<br />
어차피 역사란 것이 토인비가 말한 창조적 소수자들의 선도에 의해 발전돼 가는 것이라면 이분들의 노력이 언젠가는 결실을 볼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yhs253@naver.com 2012-08-26 09:41:02
답글

감리교의 "감독" 은 어떤일을 하는 직책이며 어떤식으로 선출됩니까? <br />

박경진 2012-08-26 10:18:27
답글

재미있어요!

장준영 2012-08-26 12:28:51
답글

임호삼님 질문에 대해서는 또 길게 설명해야 제대로 설명이 될 것 같아서 따로 쓸게요… - . -<br />
<br />
조화순 목사님, 정말 존경할만한 감신 대선배님이시죠^^<br />
이현주 목사님도 그렇고, 감신에서 훌륭한 목사님들 많이 나왔습니다.<br />
감신에서 훌륭한 분만 나온 것도 아니고 어느 학교건 훌륭한 분들은 배출했겠지만,<br />
그래도 이런 분들의 공로 때문에 감신과 감리교가 현상 유지는 하고 있는 거라고 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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