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이트 한쪽이 맛탱이가 가서 며칠째 '애꾸눈 잭'이 되어있었다.
4년반 이상, 9만8천km를 밤낮없이 눈에 불을 켜고 다녔으니 수명이 다할만했다
싶었다.
문제는 교체....
센터에 가서 교환해 달라고하면 대략 1개 20만원 쯤 나온다고 하길래, '지랄~~'
하고 다이하기로 했는데.... 뭘 알아야 면장을 해먹지....
일단 전구사양부터 아리송해서 클럽에 이것저것 물어보고, 알아보고...
매뉴얼에는 분명 할로겐 전구라고 엉터리로 표시가 되어있어서 사람 헷갈리게
만든다. 가만보니 그게 다 장삿속이다.
매뉴얼 한쪽에 써있기를 '브레이크등 조차도... 센터에 가서 교체'하란다.
웃겨~~~ 그런 정도는 양쪽 손이 둘 다 왼손이나 진배없는 나같은 사람도 금방
할 수 있는 일이다.
결국 메인등 순정부품이 D1S HID 전구라는걸 확인하고, 주욱 제품 검색을
해봤는데, 이건 쬐그만한 라이트 하나 가격이 입을 '덜컥'거리게 만든다.
PIAA 전구, 6200k 짜리가 개당 무려
75만원!! 두 개 바꾸면 150이다.
허거걱... 이건 벤츠 500정도 굴리는 사람들에게 양보하자.
그리하여, 한참 눈높이를 내려서.... 필립스껀 6200k가 개당 20만원, 4200k는
대략 10만원.... 흠...
좀 더 눈높이를 내려서.. ^^;
오스람 5000k가 12만원~18만원선, 4200k는 5만8000원!!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고 주말에 교환할거랍시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있었건만,
이넘의 쇼핑사이트... 계속 '배송준비'만 하고 있단다. 에라이~~~ 다시 인터넷
두드리다 보니, 음... 뭐, 말로는 잠깐 쓰고 교체했다는 중고제품이 널렸다.
검색끝에 필립스 4200k 한 달도 안쓴거라고 두 개 5만원!! OK다.
금요일 오후에 돈보냈더니, 바로 택배부쳐서 오늘 토요일 아침에 도착.
이젠 교환작업만 남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볼보의 경우, 엔진 후드를 열고 고정쇠만 빼내면 바로
램프 하우징을 분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넘의 싸가지 없는 차는 전방
라이트 하나 갈려면.... 아예 범퍼까지 들어내야하는 잡것들(!!)도 허다한 세상이다.
이젠 램프 하우징과 연결된 전선단자만 빼면 되는데, 이넘의 단자가... 단자가...
죽어라~~ 안빠진다. 매뉴얼에 나와있는대로 아무리 꼭지를 눌러도 빠질 생각이
없어보인다. 탈거해서 덜렁거리는 램프 하우징 떨어질새라, 엉거주춤... 자세
정말 지대로 안나온다. 지하주차장이지만 날도 햇빛이 쨍해지는게 땀이 줄줄이다...
에라이~~~
다시 원위치 시키고 집 근처의 카센터로 간다. 처음 하는 짓이라 아무래도 혼자서
낑낑대는 것보다는 살짝이라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게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이다
싶었다. 뭐, 결과적으로 잘한 일 같다.
전문가 양반, 잠시 살펴보더니 아랫쪽으로 드라이버를 넣고 누르니 쏙 빠진다.
이뤈~~~ 요렇게 쉬운 일을 두고 이렇게 카센터로 허겁지겁 달려오는 나는 뭐야??
그 다음은 라이트만 교환하면 되는 간단한 일인데다, 돈도 안되는 손님인지라
전문가 양반은 다른 차 일을 보러가셨는데... 램프 내부커버 열고, 맛탱이 간 라이트
꺼내서 새걸로 끼우는건 좋은데, 아 이넘의 것 고정이 안된다....
다시 SOS... 그넘의 차도 전문가 앞에만 서면 순한 양이 되는건지
말도 잘들어요... 아, 좀 쪽팔린다...
돈을 주기도 뭣한 상황이라, 인사는 하고 나왔으되, 그래도 어쨌거나, 영업점에 가서
전문가 양반을 번거롭게 했으니 뭔가 성의표시는 해야지 직성이 풀리쥐...
근처 수퍼에서 시원한 쥬스 2통 사들고 되돌아가서 고마움의 표시를.... ^^
돈 벌었다.. 고 룰루랄라... 오랜만에 셀프 세차장 가서 션~하게 목욕도 시켜주고
왔는데, 뭔가 좀 허전한게 이상하다. 이런 막장을.... 그넘의 단자 빼내겠다고
차안에 보관하고 있던 쪼그만한 멀티공구를 쓰고는 엇다 팽개쳐버렸는지 아무리
찾아도 안보인다.
흐미... 이 저주받은 손재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