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신동아 2004.1월호』 별책부록으로 나온 『현대사상 키워드 60』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 역사학, 철학, 자연과학의 주요한 현대 사조들 60가지를 전문가 한 사람씩이 해설한 책인데,
비록 동아일보에서 펴내긴 했습니다만, 집필자, 선고위원들이 다양하고 조리있게 설명한 책이라 괜찮은 편입니다.
그런데, 경제 분야의 신자유주의를 해설한 「신자유주의 - 모든 부문에서의 탈규제와 민영화가 핵심」이라는 글은 정말 쓰레기더군요.
강원대 민경국 교수라는 자가 썼는데, 인용해 보겠습니다.
신자유주의의 탁월성은 시장의 경쟁을 발견적 절차로서 이해한다는 점이다. 즉 시장경제의 경쟁은 경쟁이 없으면 알 수 없는 지식을 발견해주고, 이를 모든 관계된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천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자유경쟁의 존재 의미가 바로 이것이다.
신자유주의는 지식인과 전문가, 전문 관료들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제발 아는 체하지 말라고. 신자유주의는 지식에 대해 매우 겸손하다. 아는 체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 대신 시장에서 일어나는 지식 산출 과정을 신뢰한다.
모든 인간, 특히 공공 업무를 담당하는 관료나 정치가 또는 전문가도 이기적이다. 이타적이라고 해도 기껏해야 자신의 코드에 맞는 사람들에 한해서만 이타적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신자유주의가 가능한 한 공공 부문을 축소하고 시장의 자생적인 힘에 의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런 인간관 때문이다.
부패를 줄이거나 막는 효과적인 방법은 될 수 있는 대로 공공 부문을 축소하는 것이다. 시장경제에서는 경쟁을 통해 이기적 행동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지만 정부 부문은 이런 통제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부 부문이 클수록 부정부패도 그만큼 커진다. 이권 추구로부터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는 좌파 지식인들과 전문 관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제발 도덕적인 체, 위선떨지 말아요'. 신자유주의는 도덕적 능력에서도 매우 겸손하다.
신자유주의는 도덕적 · 지적 겸손 때문에 정부 대신 시장의 중요성을 그리고 개인의 자유를 강조한다. 이에 반해 간섭주의나 좌파 지식인들은 지적으로 가장할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 위장한다. 이런 지적 · 도덕적 위장은 무시무시한 폭정을 초래할 뿐이다.
(110-111쪽)
- 낯뜨거운 글입니다…
'강원대 민경국'이라고 검색해 보니 역시나 극우 운동에 앞장서는 자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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