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장위동 회원 안진엽입니다.
다소 낚시성의 자극적인 제목 죄송합니다.
허나 사실입니다. 다만 오늘이 아니고 2년전 오늘입니다.
저랑 매우 친하지는 않지만 어릴때 부터 같은학교와 같은 교회를 다니던 녀석이였습니다.
걔는 워낙 활달하고 리더쉽이 있었는데 초등학고 고학년정도 즈음 점점 변해가더니
결국 소위말해 날나리가 되었고, 저는 뭐 모범생은 아닌 정도..;;
여튼, 그렇게 중학교때 서로 다른곳으로 배정되어 떨어지게 되었지만, 교회는 같은 곳을 다니기에
계속적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이녀석은 항상 웃는 얼굴에 정말 재밌고 친절하고 해서
여학생들에게 인기도 많았고 친구들도 늘 많았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가 또 워낙 암울한 곳이라 좋지 않은 친구들과 좀 만나는가 싶더니
나름 주변 학교들과 동네를 헤집고 다니고.. 나중에는 지역구 단위로 패싸움을 하러 다니는데 앞장서고
심지어 흉기도 소지하고 다니며 일선에 서더라구요.결국 학교도 그만두고..
좀 많이 어긋난 길을 가는것 같더라구요.
사실 전 그친구보다 그친구 누나랑 더 가깝게 지냈는데, 그 친구 누나는 그친구랑은 정 반대였죠.
교회서도 그냥 선데이 크리스찬이 아니고, 1년 이상 장기선교도 곧잘 다니며
항상 봉사하는데 힘쓰는 그런 분이였습니다.
직업도 간호사인데 정말 이런분이 간호사 여야지.. 할 정도로 간호사가 가지고 있는
선한 이미지와 너무 잘 어울리는 그런 누나였죠.
게다가 미인인터라 쫒아다니는 남자들도 많았구요.
여튼, 이녀석 성인이 되어서도 맨날 사고만 치고 다니다가 결국 좋지 않은 곳도 다녀오고..
항상 누나가 뒷처리 해주고 막아주느라 그 누나는 항상 3교대의 고된 간호사 생활을 하면서도
퇴근후에 알바를 또 하러다닐 정도로 힘들게 생활했었죠.
그러다가 2년전 오늘..
그당시 만나던 여자(이혼녀)의 집에서 그 여자의 전남편과 다툼끝에 근처에 있던 흉기로 찔려
과다출혈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는 몰랐는데, 당시 뉴스에도 나왔다고 하네요.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오늘만 되면 기분이 참 착찹하고 잊혀지지 않는게..
저는 그당시 제주도로 당일치기 휴가를 가서 한참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을때 소식을 접했거든요.
오전에 그 소식을 듣고도 바로 올라오지 않고 그냥 놀꺼 다 놀고서야 올라와서 빈소를 찾았는데,
빈소에 도착하고 나서야 아차 싶더라구요.
그런 소식을 듣고도 몇시간 전까지 웃고 떠들고 놀다 온 제 자신이 참..
뭐 극성수기는 아니지만 여튼, 성수기때 섬으로 가서 교통편이 제약이 많아 어차피 바로 못올라가고
몇 박 몇일도 아닌 당일치기로 온거니 기왕 온거 놀다가자는 생각에
그냥 일정대로 보내고 오자는 판단으로 그리 하였는데
빈소에서 마주친 망연자실한 누나의 표정과 아무것도 모르고 외할아버지를 향해
팔을 벌리고 웃고 달려가는 조카(누나의 딸)를 아무말 없이 안아주던 친구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내가 왜 그랬나.. 라는 생각에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인지 매년 오늘만 되면 그때 생각에 그 친구에게 참 미안해지고 맘이 무거워 집니다.
오늘은 날까지 궂어서 그런지 좀 더 그렇습니다..
오늘 우연히 그녀석 미니홈페이지를 보게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친구들이 글을 남기고 있네요.
누가 볼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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