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우리 성당 신부 |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 |
2012-08-16 19:14:33 |
|
|
|
|
제목 |
|
|
우리 성당 신부 |
글쓴이 |
|
|
장준영 [가입일자 : 2004-02-07] |
내용
|
|
제가 숭○2동에 삽니다. ○○○성당이 관할 본당이지요.
옛날에 유명한 성당이었습니다. 사제단 김승훈 신부님이 계셨을 때 '날렸'더랬지요.
그런데, 4년 전 제가 이 동네에 처음 이사와서 보니 주임신부는 그야말로 수구꼴통이었고,
그 이후에 온 현 주임신부 역시…
전임 신부보다는 겉으로 보기에는 소탈하고 말랑말랑한 듯하지만,
은연중에, 그러나 노골적으로 친수구 성향을 매번 드러내는데, 미치겠습니다.
지난 총선 당시에는 정세균 후보가 성당에 방문하겠다고 해서 거절했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지 않나,
어제(8.15일은 성모승천대축일이라고, 주일과 마찬가지로 미사 참례해야 하는 의무대축일)는 강론 때는 별 말 않더니, 역시나 강복 주기 전에 이명박 독도 잘 갔다는 소리를 뱉더군요.
강론이랍시고 하는 건 그날 복음서 대강 훑고 나서 예화 쫙 들고 자기 하고 싶은 말로 화제를 바꿔버리고(상당수의 가톨릭 신부들의 설교 기법이 그렇습니다),
자기는 딴에 사회에 관심이 있다고 이것저것 얘기하는데,
학생인권조례는 대책 없는 방종을 조장한다, 그렇지 않느냐, 개탄스럽다,
대강 이런 식의 논조를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스럽게 늘 내뱉는 양반입니다.
얼마 전 신문 기사들을 인용하는데, 역시나 조중동을 나란히 나열하더군요.
저는 그 양반 꼴보기 싫어서 인사도 안 하고 성당 문을 나서는데,
그날은 다가가서, 신부님은 무슨무슨 신문을 봅니까? 시사에 관심 되게 많으신 것 같은데 - 라고 묻고 싶은 걸 겨우 참았습니다.
어차피 말귀를 못 알아먹을 사람이란 걸 알기 때문에.
애들 학교, 학원만 왔다갔다하는데, 인성을 위해서, 친구들과의 교제, 선후배 위계질서를 체득하기 위해서
주일학교, 여름 수련회, 이런 게 좋은 거다라고 늘 강조하고,
최근 올해 여름 수련회는 이틀인가, 양일간 애들을 수십 Km 도보를 시켰는데,
글쎄요, 애들한테 좋았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는데,
늘 이런 식입니다.
가톨릭 신부라는 사람들은(안 그런 분들도 많겠지만 상당수는) 자기 세계에 갇혀 마치 관할 본관 사또처럼 독선적이라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닌데,
아니, 생각하는 게 범부(凡夫), 즉, 동네 아저씨 정도 수준에 불과한 중늙은이 양반이 신부라면,
굳이 그 양반의 가르침을 들으러 성당에 가야 할 이유가 뭐냔 말입니다…
가톨릭교회는 개신교와 달라 목회자가 단지 교육자가 아니라, 성사(성례전)를 집전하는 사제이고, 예배 자체가 단순한 집회가 아닌 성사(성찬례)이므로 사제라는 직무의 중요성이 절대적입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출석하는 것이지,
(사제가 없으면 예배를 못 드리는 겁니다)
저야 전공도 신학이고 해서 기독교 신앙과 전통을 중시하므로 속으로 불만이 팽배해도 주일 미사는 안 빠지지만,
여느 일반인으로서 의식과 비판적 사고를 가졌다면 이런 종교가 뭔 필요가 있냐고 집어치우고도 남을 거라고 봅니다.
신부들, 착실하고 순종적인 열심한 신자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