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풀어줄 걸 그랬어요.”
7월25일 아침 찾은 제주 북서쪽 작은 포구 마을인 애월읍 하귀리 앞바다는 고요했다. 마을에서 만난 임영태(52)씨는 전날 그물 손질을 끝낸 정치망에 활어를 낚으러 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7월7일 마을 앞바다에서 고래상어를 발견한 주인공이다. 태풍 카눈이 몰려오기 전 고래상어를 발견한 뒤, 그의 일상도 태풍을 겪었다. 제주해양경찰서에만 두 번씩 불려가 조사를 받았고, 고래상어를 밀수한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는 “고래상어를 직접 잡은 게 맞다”며 그저 헛웃음만 지었다.
“목격자도 많아요. 고래상어 들어왔다고 알려준 것도 동네 사람이라니까요.” 7월7일 아침 전화를 한 통 받았다고 한다. 한치잡이에 나선 마을 주민이 “어망 안에 시커먼 큰 물체가 왔다갔다 한다”고 알려왔다. 정치망은 바다 위에 가두리처럼 자연스럽게 물고기가 들어오도록 만든 고정형 그물이다. 임씨의 그물망은 3개의 관문을 통과하는데, 한치·독가시치·오징어 등이 많이 잡힌다.
배를 타고 나가 정치망 안을 들여다보니 4m는 족히 넘을 듯한 시커먼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었다. 올해로 11년째 정치망 어업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그지만, 처음 보는 물고기였다. 고래인지 상어인지 몰랐다. 그는 우선 제주도에 있는 해양수산연구원에 전화했다. 지난해 11월 이 마을에서 죽은 밍크고래가 그물에 걸려 올라왔을 때도, 가끔 고래뼈를 건져올릴 때도 마을 사람들은 해양수산연구원에 연락하던 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요일이라 사무실에는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자 아들 정호(31)씨가 “성산에 문을 여는 제주해양과학관(아쿠아플라넷 제주)에라도 전화를 해보자”고 했다. 인터넷으로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했더니 오후에 담당자가 확인을 하러 오겠다고 했다.
사실 그는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 고래상어를 애타게 찾고 있는 줄 몰랐다. 그는 “아쿠아플라넷 제주 관계자가 ‘추라우미 수족관도 지역 어민들이 잡은 어류를 중심으로 전시를 한다’며 기증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어차피 위판장에 내다 팔아봤자 사료용으로 쓰이기에, 여러 사람이 구경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증을 허락했다. “수족관에서는 고래상어를 옮기는 사흘 동안 조업을 하지 못하는 비용과 그물 등 어구 값을 보상해줬죠.” 한화 쪽에서는 고래상어를 옮긴 운송업체를 통해 임씨에게 약 1억원의 보상 비용을 전달했다.
그도 고래상어를 풀어줄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물고기를 보내주면 복이 돌아온다고 하는데. 처음 본 게 하도 신기해서 전화를 했던 거죠. 지금 생각하면 하필이면 왜 우리 정치망에 걸렸나 싶어요. 스트레스만 잔뜩 받았으니, 원.”
사실이라해도 난 못믿겠는걸 우째라고...
어부는 정말 모를 수 있다는데 손듭니다.
경찰은 아직도 조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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