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먼저, 필립 K 딕의 단편집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필립 K 딕은 초능력이나 로봇, 우주 여행, 외계인과 같은 기존의 SF 소재와는 차별된 암울한
미래상과 인간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을 그리며 끊임없이 인간성의 본질을 추구해왔던 작가입니다.
말년에서야 빛을 보기 시작해 원작소설들이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 '페이첵' '마이너리티
리포트' '임포스터' '컨트롤러' 등의 영화로 재탄생하면서, 오늘날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조만간 '토탈 리콜'의 리메이크 버전이 극장가를 온통 장식할테니 시의적절한 타이밍을
맞춘 것 같습니다.
'작고 검은 상자' 등 총 25편의 단편을 담은 이 책의 출판사는 평소 필립 딕 전집시리즈를
내놓고 있던 폴라북스. 하지만, 무슨 생각에서인지 무려 735 페이지 짜리를 한권으로,
그것도 반양장으로 출간하는 바람에 '책 등이 쪼개질까봐 마음대로 펼치지도 못할 정도'라는
불평이 많네요.
정가 18,800원.
P.S. 집에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영문본이 있는데, 한 14페이지 정도 되나??
심심풀이 삼아 직접 번역을 해볼까 했더니 이미 번역된 상황이군요. 별로 재미는 없습니다.
영화를 상상하며 소설을 읽었다가는 크게 실망할 단편이죠.
2. 얼마 전에 이곳 게시판을 통해서 소개한 바 있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국과 미국은 물론, 영어권 국가를 화제로 몰아넣은 야시꾸리 소설.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발 빠르게 출간됐네요. 돈 놓고 돈 먹기 판권경쟁이 불보듯 뻔했는데 역시... 시공사가 베팅을
쎄게 한 모양입니다.
두 권으로 나눴으니, 그넘의 소위 '엄마들을 위한 포르노'를 제대로 읽으려면 총 24,000원이
필요하겠군요. 물론, 저는 이거 돈 주고 사서 볼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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