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팀 골키퍼 이범영.... 엄청시리 크기도 하더만요.
정성룡과 교체투입됐을 때는 몰랐는데, 승부차기를 위해 골문을 지켜선 이범영의 모습은
거의 압도적이더군요. 키가 195cm라는데, 양팔을 벌리니 골대가 꽉 차는 느낌이더군요.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것은 '한 번 차봐라, 내가 다 막아낼테니...' 하는 듯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습니다. 7만여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 앞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은
패기가 무엇보다 자랑스러웠습니다.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를 염두에 두고 교체투입됐다가, 졸지에 골을
먹고 패전의 책임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했던 부담감 같은건 전혀 짐작할 수도 없는 모습이었죠.
예상대로, 그는 멋지게 선방해냈고, 한국을 4강으로 이끌어올리는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축구팀 골키퍼 홍덕영이 숙소 앞에 쭈그리고 앉아
망치로 축구화를 직접 수선하는 모습과 지난 새벽 골리앗과 같은 모습으로 골대를 당당하게
점령하던 골키퍼 이범영... 이 한 장의 사진이 정말 많을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정부 수립 전이라 IOC의 특별 허가를 얻어 겨우 올림픽에 출전했던 1948년의 선배 축구인들은
서울에서 열차-배-비행기를 옮겨 타며 9개국을 전전한 끝에 18일 만에, 그것도 경기 직전에야
런던에 도착했지만, 경기도 하기 전에 이미 녹초가 된 상태였습니다.
그로부터 64년, 대한민국의 위상은 상전벽해, 천지차이로 달라졌지요. 세계 10위권의에 근접한
경제력의 뒷받침을 받는 국가대표 선수들... 얼굴 표정부터가 달라졌습니다.
덩치는 또 어찌 그리 커졌는지... 서양선수들을 압도할 정도니 말 다했죠.
올림픽 성적은 경제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가 대부분입니다. 올림픽 금메달은
'선수들의 경기력보다 1인당 국민소득, 인구 등 외적요인에 따른 분석이 훨씬 더 정확한 결과를
가져다준다니 말입니다. 올림픽 성적 예측모델을 발표한 매건 버시 미국 버클리대학 교수와
앤드루 버너드 다트머스대학 교수는 "지난 40년간 올림픽 성적을 분석한 결과 국가별 성적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변수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었다"고 발표한 바 있지요.
미국 하버드대가 올림픽 성적과 돈의 상관관계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해 대회 결과를 예측해내는
이론에 따르면 메달 1개를 더 따려면 1인당 국민소득이 260달러 늘어나야 하고, 금메달 1개를
추가하려면 소득이 4750달러 더 향상돼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스포츠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더 많이 두각을 드러내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