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사진 찍다가 우연히 만난 미국인 친구와 함께
4시간 정도를 동행했는데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듣기 80% 수준, 말하기 40% 수준밖에 되지 않는 형편 없는 영어 실력입니다.)
마이클은 가명입니다. 나름대로 보호를 위해서요.
35세 순수 미국 백인이고 버지니아 출신이고
랠러스에서 최근 직장 생활을 했답니다.
그 전에 한국에 5년간 있었고요.
영어학원(유치원, 초등학생) 강사였더군요.
개포동에서 했으니 강남의 유명 학원이었나 봅니다.
먼저 전에 근무했던 영어학원 이야기부터 하자면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나름대로 즐거웠고 괜찮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인 강사와의 갈등이었나 봅니다.
같은 팀인 강사가 수업 방식에 서로 견해차가 있었는데
뒤에서 험담하고 여론을 만들더니 결국 교장에게 가더랍니다.
학부모까지 끌어들여 자기편(?)을 만들어버리고요.
같은 팀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지 않고 확대하고 문제를 만드는
심지어 뒤에서 욕하는 그런 부분이 이해 가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결국, 그 학년을 포기했답니다. 안 좋은 기억이라네요.
그리고 강남 유수의 아파트에서 초등학생 개인 지도를 한 적이 있는데
잠깐 휴식 시간에 엄마가 아이를 다그치면서 손찌검하는 모습을 보고 질려서
"이런 방식으로 아이 교육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고 보고 있기 어렵다."
고 말하고 바로 그만뒀다고 하네요.
학원에서도 학부형(엄마)의 간섭과 극성이 장난이 아닌가 봅니다.
그래도 강사 출신이라 그런지
강남 학원 시간 규제 어쩌고저쩌고 했을 때 셔터 내리고 수업한 것도 다 알고
학원 뺑뺑이 돌고 암기 교육에 치중하는 우리 교육 현실도 인식하고 있더라고요.
한국 학생이 토익에 올인하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그것이 평가 기준이 되는 기업 채용도 그렇다고 하고요.
얼마나 효용성이 있고 실질적인가 하는 문제랍니다.
그리고 학원 등에서 영어와 토익으로
학생과 부모가 쓰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생각하면 과연
그렇게 전적으로 쓰여야 하는지 의문이고 안타깝답니다.
한국에서 보는 잔잔한 풍경이 좋아 사진을 찍는데
오염된 회색빛 하늘을 볼 때마다 별로랍니다.
좋은 하늘 보기가 쉽지 않다면서요. (저도 동감입니다.)
인사동에서 삼청동으로 이어지는 거리와 아기자기한 상점을 좋아하더군요.
그런데 점점 복합시설 (상점이 다닥다닥 들어간 상가 건물)이 여기저기 생기고
거기서 즐기려 만 하는 문화가 생소하고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기존 것을 없애고라도 그렇게까지 개발하고 새로운 시설을 만들어 야하는지 의문이고요.
이태원은 정말 이상하고 가기 싫은 곳인데
이미지로서 떠오르는 것이 게이바와 몸 자랑하러 오는 같은 외국인만 보인답니다.
가로수길 근처에 사는데
매일 보는 익숙한 풍경이
성형외과에서 나오는 붕대 감은 여자하고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남성이나 여성을
밤낮으로 보는 일이라네요.
위의 이야기가 그만의 생각일 수도 있고 매우 주관적일 수 있지만
조금 화끈거리는 면이 없지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도 한국이 좋아 특별한 일이 없으면 계속 살거랍니다.
능력이 있어 홍콩이나 중국 등지에서 일감만 주면 일하며 살 수 있답니다.
이번 주까지 댈러스 본사의 일 끝내고 당분간 놀 거라네요.
댈러스와 그 회사 일만 생각하면
끔찍하답니다. (호러블... 테러블...)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가
대학교 때 수업 시간에 베트남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오히려 교수가 피하더랍니다. 말을 아끼고 하지 않으려 하는 분위기였다네요.
지네들은 없겠습니까?
불편한 진실이요.
전 세계를 상대로 때론 약소국을 위협하고
엄청나게 해 처먹기도 하는데요.
아무튼, 흥미로운 시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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