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말미에 거길 갔었다.
교회 청년회장과 함께 다녀온 무전여행 코스,
그 때 다녀온 망상해수욕장!
둘이 튜브에 몸을 맡기고는 파도놀이를 신나게 하고 나서 모랫결 곱다는
망상 모래밭에 앉아 있는데, 두 명의 아가씨가 우리 곁에 바싹 앉아
바다 저쪽을 바라보고 있다가는 우리가 파도타기를 하면 같이 신나서
웃고 박수쳐주고 그러다가도 우리가 옆에 돌아와 앉으면 모래를 움켜쥐었다
버리고 하는 동작으로 그렇게 멀리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말붙여 작업걸기 정말 좋았는데도 교회 청년회장이나 나나 숙맥이라
선뜻 말 던져보기 쉬운 일이 아니었다.
두 아가씨 중 한 명은 검정 튜울립 비너스 수영복 차림으로 우리 바로 목전에서
물기를 털고 교태를 부리면서 우리 눈치를 보고만 있는 듯 했다.
살결은 백옥같고 미끈하고, 얼굴도 몸매도 꿈같은 여자였다.
오죽 가까운 장면이었으면 튜울립 수영복 상표를 확인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두어 시간을 그냥 남인 양하고 있다 말았을 뿐이었다.
그 망상의 추억도 아닌 추억이 강원도 망상해수욕장을 생각나게 한다.
오늘도 망상 모래밭에 주저앉은 소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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