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찌푸린 날씨에 금방이라도 한바탕 비가 쏟아질 기세인데,
지금 막 우체부아저씨가 달려왔습니다.
을쉰께서 보내신 선물박스하나를 제 손에 건네주시는군요.
꿀꿀해지는 기분을 달래려 막깔리라도 한 잔 마실까싶어 나가려던 참이었는데,
까짓거 막깔리가 대수겠습니까?
후다닥 박스를 개봉했습니다.
뽁뽁이로 감고 사이사이에 신문지를 끼워넣어, 완벽포장된 CD set와 독집 몆 장이 담겨 있었습니다.
손수 작업하시려면 시간도 많이 걸렸을듯한데, 을쉰의 정성이 엿보입니다.
첫 곡으로 Inger Marie - Let It Be Me를 들어 봤습니다.
드럼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Inger Marie의 상큼하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가,
옥수수밭 잎새를 스치는 싱그러운 바람처럼, 제 귓가를 감싸며 녹아 들어 오는군요.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 맛에 음악을 듣나 봅니다.
수백키로미터 떨어진 머나먼 부산이지만,
음악속에서 광범을쉰의 고매하신 인품과 향취가 배어나옴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음악들을때마다 을쉰 생각하며 잘 듣겠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기 바라며,
저는 이제 좋아진 기분을 더 좋게 하려고, 막깔리 한 잔 마시러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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