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온단다. 아가... "
" 그래두요. "
금요일 학교를 마치자 마자 (수업도 없이 단체로 영화 봤답니다.) 박차고 들어와
제가 집에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더랍니다. (와이프 왈)
제가 집에 귀가하는 기척이 들리자 현관문 앞에 서 있다가...
바로 " 아빠.. 스쿠터 타러 나가요... "
" 스쿠터? 비 온다는데... 음... 가서 포장 벗겨놔라."
나가자 마자 빗방울이... 그래도 꾸역꾸역 동네에 잘 가꾸어진 둘레길이 있어서
산책 좀 할까 싶어... 빗방울이 굵어지길래 서둘러 돌아오자마자 우르르 쾅쾅~
" 거봐.. 아빠 말이 맞지? 홀딱 젖어서 들어올 뻔 했다. 휴~ "
번번히 아니다 싶은데, 아들 의중을 따르다 보면 이런 여지없는 봉변이...
간만에 간신히 피했습니다.
어젠 토요일... 학교를 가지 않았음.
늦잠도 좀 자고... 딩굴딩굴 하는데...
스쿠터 또 타고 나가자는 맨 위의 맨트...
" 이 녀석아. 폭우가 온다는데... 가만히 티비나 좀 보자... "
뾰루퉁...더 멀리 나가기를 바라던 와이프는 아들에게 자신의 의중을
양보하고선 그 화살을 저에게 돌려 덩달아 시큰둥...
가만히 지켜보다가...
" 야... 둘이 (와이프와 아들) 할머니 댁이나 갔다가 올래? "
치대는 아들과 은근히 외출을 기대하던 와이프에게 권고(?) 했더니,
(독백 : 은근히 저보다 와이프와 아들을 사랑하는 우리 엄마 생각해서...)
둘이 부랴부랴 짐을 간소히 싸고는 " 다녀오겠습니다.... " 했었습니다.
멀진 않습니다. 바로 옆동네.. 차몰고 15분 소요.
하루만에 긴(?) 공백..
혼자 잠들었고, 혼자 세끼니 해결했고, 빗소리 들으면서 각종 음반 얹어 놓고...
놋북 켜 놓고 으하하 웃었다가 깊이있게 댓글도 달았다가 열 받았다가...
지금 제 옆에 수북히 쌓여있는 먹거리 잔해들...
별일 없었다는 듯 깔금히 치워놓고 기다려야 할까요...?
아니면 문 열고 들어오는 시간까지 널브러져있다가 간만에 자유를 얻은 듯 행복한
표정을 지어야 할까요?
아니면 니네들이 없어서 폐인(?) 몰골을 하고 혹은 마치 아팠던 것 처럼 침대에
누워 반가움 반 칭얼댐 반으로 맞이해야 할까요?
2시간 뒤면 돌아 올 겁니다. (전화 왔어요.)
대책을 새워 주시죠... 절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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