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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현상인가...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2-07-13 00:43:15
추천수 4
조회수   1,299

제목

금단현상인가...

글쓴이

조창연 [가입일자 : ]
내용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 형님이 계시는데,



내삶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분이다.



어느날 담배를 끊었다고 호언장담하시기에, 이렇게 얘기했다.



" 아니 그 어려운걸 어떻게 끊어요?

나두 시도했다가 갑자기 스트레스받는 일이 생겨, 8 개 월 만에 다시 피웠는데... "



" 아냐 난 다른사람들과 틀려.. 한번 한다면 해. 한번 지켜봐~ "



" 그래요? 성공하신다면 정말 축하할 일이죠.

형님이 진짜로 한 달 만 참고 안피신다면, 제가 한 달이 되는날, 축하주 한 잔 사지요~ "



" 정말이야? "



" 정말이고 말고요... 제가 언제 거짓말 하는거 봤어요? "



" 하긴 그래~ "





이렇게 해서 한 달이 지났다.



정말 담배피는 모습을 한번도 못봤다.



호주머니에 사탕을 넣고 다니며 까먹고,



그 가짜담배 금연초를 연신 빨아대는걸로 봐서는, 참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것 같았다.



근데 뭔가 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점이 느껴진다.



평소의 모습은 후덕하고 농담도 잘하는 분인데,



대화를 할때면 전에 비해, 타인에 대해서 불평이 많아지고,



화를 내는 등 매우 까칠하게 반응 하신다는거다.





어쨋든 약속은 지켜야했기에 축하주를 사기로 했다.



간만에 마련되는 술자리이다보니 달랑 둘이 마시는거보다는,



평소 다들 알고 지내는, 지인 몆 분 더 자리하는 것도 괜찮을듯 싶어,



두 분을 더 불러내어, 네 명이 만나기로 했는데,



이 분 들 중 한 분이, 자기집 근처에 해물찜을 잘하는 집이 있다 해서,



그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예약된 식당을 찾아가니, 서빙하는 아지매가 내실로 안내해준다.



따라 들어가보니,



우와!



대빡큰 사기접시에 구미가 확 당기는 해물찜이,



모양도 정갈하고 이쁘게 차려져 있다.



게다가 칸칸이 나눠진 방이라, 주위의 소음도 안들려,



호젓하게 대화하며 마실수 있으니, 분위기 또한 딱이다.





먼저 와 계시던 그 형님과 지인 한분이 내가 들어가자,



자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나 하며,



두껍이마개를 비튼다.



잠시후 나머지 한 분이 들어오자, 본격적으로 술판이 벌어졌다.



뭐니뭐니해도 식당의 덕목은 음식이 맛있어야 한다.



바다내음이 물씬 풍기는 꽃게살과, 탱글거리는 낙지다리의 씹힘과,



입안에서 톡 터지는 미더덕의 맛에,



가히 정신이 혼미해 진다.



더구나 서빙아지매는 연신 들낙거리며,



먹기좋게 가위로 꽃게를 잘라주기도 하고,



떨어진 반찬을 바꿔주기도 하는 등 친절 또한 특급이다.



40 대 초반의 육덕진 몸매의 이 아지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옆에 착 달라붙어, 한 잔 따라드릴께요 하며 술까지 따라준다.







나는 성격상 여성에게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은 아니다.



나잇살이나 먹은 사람이,



얼굴좀 반반하다 하여 추근대는 모습을 보면, 영 좋아 보이지 않기에,



남이 나를 보는 시선 또한 같을거라 여겨져,



언행을 조심하는 편이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어쨋거나 한 잔을 받았으니, 돌려줘야 한다.



" 한 잔 드시겠어요? " 하니,



" 네~ " 하며, 기다렸다는듯이 잔을 받는다.



입술을 살짝 적시고 잔을 내려 놓더니, 나를 보며 미소 짓는데...



윽!



색향이 진동을 한다.. ㅠ ㅠ



바로 옆에 앉아 있으니 피할 곳도 없고, 그렇다고 미소 짓는 여인에게,



그만 나가주세요 하며, 무안을 줄 정도로 간 큰 위인도 못된다.



아마도 이 아지매는 남자끼리 온 손님이면,



적당히 기분을 맞춰 드리며 팁을 받기도 하고, 뭐 그런 분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술이 몆 순 배 더 들어가자,



점점 대화의 농도가 짙어지는게 거의 19금 수준이다.



수줍은듯 얼굴을 붉혀가며 얘기를 하는 것 같지만,



그 입에서 조물조물 흘러나오는 내용은, 끝내 박장대소가 터지는 음담패설 이다.



그 와중에도 자기가 해야할 일은, 잊지 않고 다 한다.



철판냄비를 가져와 주걱으로 다글다글 저어가며 밥을 볶는데,



노릇노릇 밥이 볶아지고, 누룽지 익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볶음밥을 조금씩 그릇에 담아 나눠 준다.



모두들 식사하는데 열중하고 있을 무렵,



이 아지매 철판냄비바닥의 누룽지를 긁어 접시에 담더니,



각 각의 자리에 놓아 준다.









한참 밥을 드시던 형님은,



농익은 대화의 여운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던지,



식사를 하다말고 이 아지매를 향해 뜬금없는 질문을 한다.



" 나는 어때보여요? "



" 뭐가요? "



" 잠자리요~ "





이 형님은 얼마전 윗니 치아가 하나 빠졌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직 해넣지를 않아,



대화를 하거나 웃을때 보면 좀 영구처럼 보인다.





그런 형님의 말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 아지매 왈,



" 응.. 이 빠진 호랭이 같네요~ "





순간 형님의 낯빛이 어둡게 변한다.



시간이 멈춘듯 침묵이 흐른다...



공기가 싸하다.



형님이 입을 여신다.



" 그만 일어서지~ 가자구. "



그때 옆에서 식사를 하던 지인이,



" 아니 왜요? "



" 아 내가 좀 피곤해서 그래. "



형님 말한마디에, 밥을 먹고 있던 우리 모두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뻘쭘한 기분으로 계산을 끝내고 밖에 나가보니,



세 사람이 서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형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 그여자 말을 너무 함부로 하네~ "



" 그러게요.. 좀 그렇긴하네요. "



우리 세 사람은 모두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평소답지않게 이런일로 삐칠 분이 아니란걸 아는데다,



다들 형님의 영향력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라,



어쩌구저쩌구 할 상황이 아니다.



" 미안해! 오늘 좀 내가 피곤하네... 이만 가보께~ " 하며,



택시를 타고 휑하니 사라지신다.



30 분 전 만 해도 호탕하게 웃었는데 왜 저러실까?



그 아지매도 그렇지, 기왕 분위기 맞추느라 애썼으면 끝까지 잘 좀 하시지.. ㅠ ㅠ



그나저나 아지매한테 수고비를 좀 드린다는게, 경황이 없어 그냥 나와버렸네...







그건 그렇다치고, 그 아지매가 긁어준 누룽지는 내가 젤로 좋아 하는건데,



숟가락도 못대보고 나왔다.



내 누룽지는 어데가서 찾는단 말인가?



시장대포집 보다는 비싼 집이라, 자주 가 볼 수 있는 집도 아니거늘... 쩝~







이후로 형님의 금연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그런데 뭔가 다르다.



아무리봐도 예전의 그 형님이 아니다.































피에쓰 : 왠지 이 글 올려놓고,



"와싸다에 음란을 일으켜 죄송함돠" 라는 사과문 올리는 1 호가 되는건 아닌지~



싸한 기운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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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2012-07-13 00:54:08
답글

날씨도 더븐데....형님금연에서 축하주,다시 해물찜에서 색향아지매... <br />
<br />
주제가 왔다리갔다리 해서 무효~~~!! =3==33==3333333333333333<br />
<br />

김성후 2012-07-13 00:54:42
답글

ㅎ 잘 읽었습니다

이수영 2012-07-13 01:52:13
답글

그거 얼마 안 갑니다<br />
조금만 더 참아주세요... <br />
(견디기 힘들 정도로 또 꼬장 피우시면 걍 피라하셔요 <br />
담배 지혼자 끊나...)<br />
<br />
25년 이상 피다가 끊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ㅎ<br />

김진호 2012-07-13 01:54:45
답글

ㅋㅋㅋ 처절함이~~~ <br />
그 정도면 도와주셔야함음...^^

김용현 2012-07-13 08:56:10
답글

개인차가 있나봅니다..<br />
전 금단 증상이 없었습니다..<br />
아 하나 있습니다.. 열씨미 열씨미 음악으로 마음을 달래었습니다..

김태성 2012-07-13 09:10:46
답글

저도 그렇더군요.<br />
담배 끊으면 금단증상으로 그런 상태가 됩니다.<br />
6개월 넘어설 즈음에 까칠함이 최대가 됩니다.<br />
전 금연 과정에서 와이프와 싸우다가 이혼할 뻔 했다는...

신동현 2012-07-13 09:11:03
답글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듯 합니다. 저도 심한편입니다 자기가 금단현상없었다고 <br />
남조차 없는것은 아니죠. 괜히 의사 처방도 있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개인적 사견으<br />
로 이런일조차 이해하기 힘든 관계시라면 고민하지 마시고 인연 정리하시는게 서<br />
로 좋을듯 합니다.

염일진 2012-07-13 09:22:54
답글

이 글을 읽고 보니 50여년간 안 피우고 버티던 담배를 오늘 부터 피워야하남??<br />
마...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종호 2012-07-13 09:34:35
답글

글의 내용이 주제와 핵심을 교묘히 피해가면서 자신의 속내를 은연중에 표출하려고 하는 점이<br />
군데 군데에서 확인 될 수 있는 간결하면서도 함축성있는 수작의 작품이라고 효현하고 싶은데....<br />
<br />
뭔가 쪼매 찜찜함이 묻어나는 건 뭘까?....<br />
<br />
===============본문 중에서===========<br />
"40 대 초반의 육덕진 몸매의 이 아지매... <br />
누가 시키지도

염일진 2012-07-13 09:36:07
답글

ㄴ햐....고수를 알아 보는 안목인데....그라면 더 고수란 말임꽈.....ㅜ.ㅡ^

이종호 2012-07-13 10:11:38
답글

ㄴ 1진님...ㅡ,.ㅜ^ 무신 무림의 지존께서 감히 저에게 그런 과찬의 시비를....ㅠ,.ㅠ^

신석현 2012-07-13 10:40:36
답글

그간 농담만 즐겨하시는 줄 알았는데<br />
이종호님의 본문 글 분석이 탁월하십니다.~

한정수 2012-07-13 11:00:30
답글

금단현상으로 나타나는 까칠함때문에 금연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 1인입니다.<br />
원래도 까칠한 성격을 법륜스님 말씀들으며 삭이고 있는데 <br />
금연하면 도루아미타불 될까봐 여적 미적거리고 있습니다.<br />
금연을 해야한다는 생각마져도 스트레스입니다.<br />
금연! 고민입니다. 아이들은 아예 입에도 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만 가지고 삽니다. ㅜ,ㅜ

권균 2012-07-13 11:28:27
답글

하핫!!!<br />
마치 독자가 옆에서 현장을 보고 있는 듯한 조창연 님의 표현력에 경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br />

이승현 2012-07-13 11:51:32
답글

아 금연 참 힘드네요. 고교 졸업 후 19년째인데 중간중간 1년 2년씩 끊은적도 있지만 30줄 후반으로 와선 너무나 힘겹습니다. 인생의 스트레스도 더 많아지구요. 결국 정신력밖엔 없을까요?

조상현 2012-07-13 12:20:31
답글

금연으로 고생하시는분이 많으시군요. 전 담배피우다 피토하면서 이거 뭐하는 짓인가 했습니다. 하루에 3갑씩 피웠거든요. 담배끊고 72kg에서 92kg까지 찌더군요. 2달만에요. 한동안 무릅이 아파서 걷는것도 힘들었습니다.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금단 현상은 오기마련인가봅니다.

kain62@paran.com 2012-07-13 13:33:54
답글

성인용 소나기 같습니다<br />
<br />
내용은 19금인데 그 안에 인생사가 들어 있네요<br />
종호을쉰의 감칠난 해석도 일품이고...<br />
<br />
저도 30년 피우던 담배를 금연한지 6년이 지났습니다<br />
일단 금단현상은 크게 없었는데 몸무게가 15키로 정도 늘었습니다<br />
5키로는 나잇살이라 치면 10키로 정도가 금연으로 인한 살 이라 하겠네요<br />
금연하면 1가지를 잃고 99가지를 얻으실

이종호 2012-07-13 15:17:18
답글

석현님과 인권님의 과찬에 시방 날라갈 것 같습니다.. ^^<br />
<br />
칭찬은 번데기도 춤추게 한다구....ㅠ,.ㅠ^<br />
<br />
저도 30여넌 가까이 피웠던 담배를 과감히 끊었(?)습니다...금단 증상은 조금 있었는데 주위에서 도와줘서<br />
어찌 저찌 잘 넘기고 있습니다....ㅠ,.ㅠ^<br />
<br />
가끔 동서나 동생들 만났서 술한잔 째릴때 한 두대 몇번 뺏어(?) 피울 적도 있지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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