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년마다 가보는 곳이라(물론 차 사진과 모델 사진 때문이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잠시 다녀왔습니다.
30분 정도 짧은 촬영을 마치고
같이 간 분을 기다리고 있는데
(구석에 있는 임시 커피가게였죠.)
제 옆 의자에 어르신(70대 할머님)께서 앉으시더군요.
저에게 몇 시인지 물으시기에 시간을 알려 드렸습니다.
몸에는 카메라 가방과 렌즈 가장을 메고 계셨는데
힘에 부쳐 보이셨습니다.
막내 아드님과 함께 오신 거랍니다.
희소병으로 몸이 불편하신 아드님 취미가 사진이라 어르신께서
보살피면서 이곳까지 오신 거죠.
날도 덥고(물론 실내는 냉방이 되지만 수많은 조명과 사람 열기로 조금 덥습니다.)
연세 드신 분께서 무거운 가방을 두 개나 들고 다니시니 마음이 짠했습니다.
아드님이 사진 찍으시는 동안 지치셔서 잠깐 쉬러 오셨답니다.
"어르신, 다니시느라 힘드시니 주로 여기서 쉬시고 시간 정해서
아드님과 다시 만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조금 있으니 아드님 찾으러 가신다며 일어서시더군요.
더 계실 줄 알았는데 가시기에 얼른 인사드렸습니다.
일행이 와서 저도 사무실로 가기로 하고
둘이 입구 쪽으로 가는데
조금 전 어르신께서 자판기 앞에서 한참을 들여다보시더군요.
얼른 뛰어갔습니다.
"어르신, 드시고 싶으신 것이 어떤 것이신가요?"
한사코 말리시는데 얼른 음료수를 뽑아 드렸습니다.
왜 돈을 쓰냐며 고맙다고 몇 번을 말씀하시더군요.
지치시니 많이 걷지 마시고 아까 거기서 쉬다 가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인사드리고 오는데 일행분이 씩 웃으시더군요.
저도 사진 좋아해서 찍는 사람이고
어머니 생각도 났습니다.
저 연세 신데도 자식을 보살피느라 고생 그리고 희생하시네요.
자주 전화하지만
조금 있다가 저도 어머니께 전화 한번 하려고요.
그리고 언제나 그렇지만 사진보다는 사람이 우선입니다.
그거 하나는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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