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서툰 시가 -조 철우 (허락 안 받았음...저작권 걸고 가려면 가시던지...설마...)
오늘 내 서툰시가
한봉지 라면이라면 좋겠다
야무진 몸 기름진 머리칼 가진
백원짜리 라면이라면 좋겠다
아이들 목마 타는 한낮의 골목
건너편 코스모스 보이는
구멍가게의 키 작은 진열대 위
온종일 먼지 쌓이는 초라함이라도
내 서툰 시가
백동전 한잎 들고 찾아올 그
그를 위한 기다림이라면 좋겠다
내 서툰 시가 또한
물을 얹고난 후
그의 침 넘어가는 기다림을 받고서
부드러운 면과 따끈한 국물로
알맞게 끓어서
그의 허기를 반쯤만 채워주면 좋겠다
많은 것들이 잠든 밤중
춥고 어두운 곳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싸우는
그의 가슴 속에서
내 서툰 시가
한줌 따듯함 반줌의 든든함이라면 좋겠다
내 서툰 시가 내일
또다시 한 봉지 라면이라면 좋겠다
예전에...남들 하듯이...저도 돈주고 시집 이나 계간지 사서 봐야....뭐...좀 병신이 아닌거 아닌가 할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솔직히 시에 대해 잘 모르고...개인적으로 와 닫지 않는 시집들을 돈주고 뭐라도 사야하는 깊지 않은 강박과념을...적절히 해소해준 제목의 시집...이름...
오늘 내 서툰 시가
한 봉지 라면이라면 좋겠다
문학하는 잘 배운 비슷한 연배의 젊은이 들이...뭐라도 하려고 단체를 만들고...만든 시집...제 식으로 말하면...한 시집에 여러명 작품이 있어 가성비가...혹시라도....하고 기대 했던....
그중의 윗시....아무리 생각해봐도...하나라도 많이 팔아 묵으려고 전면에 내세운 제목과 시....
근데 전 그게 맘에 들었습니다.....아직도...거의 외웁니다...욱기죠? 제가 생각하는 것과 비슷 하더라구요....
백동전 한잎 들고 올...그래서 그가 전태일 되었을지 노무현이 되었을지 혹은...권력의 주구가 되었을지 모르지만.....
코스모스 너머의 평상에 깔린 과자가 먹고 싶었던 구멍가계도 이제 없지만....
그래도 전 이 시가 맘에 들었습니다...마케팅 효과가 있었는진 모르겠네요.....
제가 살던 시절이...이랬다는걸 문득 알려줄땐...참 2500원이 미안한 책 입니다....
그리고...제가 살았던 시절이...이랬다는게...참 좋습니다....
그 시절에...고생 하셨고...힘든 기억 있으신 분들껜 죄송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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