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떤 사이트에서 사진을 감상하다가
마음에 들어 댓글을 달고 있었습니다.
그때 집사람이 저에게 뭔가 할 말이 있었는지 다가오다가
갑자기 고개를 내밀어 모니터 화면을 들여다보더니
제가 쓰던 댓글 쪽을 보는 겁니다.
"대체 뭐라고 쓰는지 한번 봅시다."
제가 쓰던 글은
"참 구도와 색감이 멋진 풍경입니다.
아름다운 순간을..."
여기까지 적은 것을 보더니 집사람이 바로 저를 빤히 쳐다보면서
놀리는 표정을 짓는 겁니다.
그러면서
"어머...아름다운 순간이요... 아름다운... 정말... 푸훗..."
그러면서 연속으로 말을 이었습니다.
"댓글 말고 현실에서 아름답게 느껴보아요... 아름다운 순간이라니... 호호호..."
그러면서 총총히 사라지더군요.
저는 대응도 못 하고 얼굴 벌게져서
자판에 손을 놓고 얼음이 되었습니다.
평소 욕을 하거나 말을 그리 험하게 하지는 않지만
짜증이 많고 불평불만이 많은 저를
집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가 봅니다.
인터넷 위선자...
아내가 역시 사람 볼 줄 아는 거겠죠...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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