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하고 왔는데
사람이 지나치게 많으니 부상자도 속출하더군요.
데려간 아들 친구가 발가락 두 군데가 까졌습니다.
파도 풀에서 인파에 밀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지경에서
얕은 거친 바닥에 쓸려 상처가 난 것이었습니다.
(저와 집사람이 생각하는 파도 풀의 문제점입니다.
혹시라도 가시면 이 점에 주의하시면 좋겠습니다.)
얼른 의무실로 데려갔습니다.
여러 사람이 줄을 서서 치료받고 있더군요.
그런데 어떤 중년의 남성분께서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하셨습니다.
"이거 문제가 많구만... 이렇게 부상자가 많은데... 우리 아이도 그렇고
이렇게 기다리고 계속 다치고 말이야... 의료 시설은 부족하고...
오늘 담당자나 사장이 누구 신가...
어서 나랑 만나게 해줘..."
못소리가 좀 커지셨습니다.
의무실 공기가 심상치 않았죠.
저는 아이를 데리고 치료받으려고 줄을 서 있었고요.
의무실 장으로 보이는 분이 당황스러워하며
성급히 어딘가로 전화하더군요.
그동안 아이는 까진 곳에 약을 바르고 밴디지 처리를 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돌아서서 여전히 잔뜩 화가 나셔서 서 계신
남성분께 갔습니다.
처음에 바로 적대감을 보이셨는데
제가 여기 담당자인 줄 아셨나 봅니다.
"선생님, 다름이 아니라 제가 데려온 아이도 그렇고 파도 풀에서 특히
사고가 자주 납니다. 지금 여러 사람이 다치죠. 선생님께서 꼭 부서장이나 담당자와
만나셔서 저희 대표로 말씀하시면 좋겠네요. 꼭 그래 주실 거죠? 부탁합니다."
조금 놀라시더군요.
그래도 저한테 "네" 이러셨습니다.
의무실 분위기가 조금 나아진 듯 보였습니다.
아저씨게 꾸벅 인사를 하고 아이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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