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겨울이었네요. 폭설과 혹한으로 친정집에 간 아내를 모시러(?) 눈발을 해치고 어찌 어찌 차를끌고 갔습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도로는 빙판이고 도로위에 자동차는 저밖에 없더군요.
친정이 시장통인데 시장길에서 근처 파지를 모으시는 할머니가 힘겹게 리어카를 끌고 가시더군요. 좀 편한길까지 도와드리고 만원짜리 3장을 드리면서 오늘은 날이 너무 추우니 일찍 들어가시라고 했습니다. 한사코 거절하시더군요. "저 그런 사람 아니예요"하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도망치듯 뛰어서 집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몇일 후 날이 좀 풀리고 장모님 댁에서 저녁을 먹는데 장모님이 야채꾸러미를 보여주시며 동네 파지줍는 할머니가 가져오셨다고 하더군요. 순간 "저 그런 사람 아니예요"라는 말이 가슴을 치더군요. 할머니의 자존감을 다치게 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상현님께서 좋은 마음을 베푸셨는데,<br />
그 할머니께서 받아 들이기 힘드셨나 봅니다.<br />
때로는 자존감이 삶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되기도 하지요.<br />
남이 보기엔 어려운 삶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br />
그 할머니 입장에선 자기만의 불편하지 않은 삶을 구축하신 분으로 보입니다.
윗 댓글에서 다 결론 난거지만요......<br />
어줍지 않은 말씀을 드리는것 같아서...죄송한데요....<br />
어르신들이 아파트 계단청소하시고...가사도우미하시고...파지 주우시는분들...집에만 있기 무료해서...<br />
본인이 하실수있는 한도에서 무리하지 않고 하시는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물론 생계형도 있지만요...<br />
주위에서 아무리 용돈을 많이드리고 집에서 쉬라고 하시고 여행을 보내드려도...동네에 불효자식
김국현님 죄송하실건 없구요^^ . 제가 아는 할머니 한분도 시골에서 농사일 하시는데 농기구에 다치셔서 자식들이 도시로 모셔왔습니다. 몇번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달 넘으니 우울해하시더군요. 자기는 시골가서 농사지어야 행복하다고. 고추도 심고 밭일하면 얼마나 재미잇는지 모르겠다고. 파지 서로 가져가겠다고 언성 높이고 싸우시기도 하고 운좋아 횡재하는 날이 있고 또 그런것이 사는재미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