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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성도 모르는겨~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2-07-03 08:51:04
추천수 1
조회수   631

제목

이름도 성도 모르는겨~

글쓴이

조창연 [가입일자 : ]
내용




고유가 시대인만큼 기름값을 아끼지 않을 수 없다.



잠깐 은행을 갔다오거나, 반찬거리 2~3 천 원 워치 사자고 시장을 갔다오기 위해,



혼자 차를 운전한다는건 분명 낭비이다.



내가 차를 운전해야 할 경우는 대략 몆가지 원칙을 두고 있다.



가족이 타야 할 때나, 무거운 짐을 운반 할 때나, 비나 눈이 내릴 때이다.



지금은 아니지만, 과거에 퀵서비스를 할 때 사놓았던 오토바이를 지금껏 타고 다닌다.



얼마전 셀프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보니, L 당 1,998 원 이다.



사정이 이 쯤 되니, 오토바이를 타지 않을 수가 없다.









오랜 세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살아있는건 내가 오토바이를 잘타서가 아니다.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



교통신호를 잘지킨다고해서 사고가 없는건 아니다.



학원버스에서 내린 아이가 버스뒤에서 갑자기 튀어 나와, 앞만 보며 뛰어 가는 아이도 있고,



골목길에서 불현듯 자전거가 튀어 나오기도 한다.



그만큼 변수가 많은 것이 오늘날 교통현실이다.



지금껏 오토바이를 타며 사람과의 접촉사고는 없었지만,



나라고해서 절대 피해가지않는다는걸 경험 했다.









어제 오후 업무관계로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고 집밖을 나섰다.



큰도로로 나서려면 골목길을 벗어나야 하는데, 앞에 자전거 한대가 가고 있었다.



골목길 좌 측을 보니,



마주오는 차량이 있기에 자전거가 가고 있는 우 측으로 핸들을 틀었다.



충분히 지나갈 수 있는 폭이라고 여겼기에 진입을 했는데,



가고 있던 자전거의 핸들이 갑자기 우측으로 기운다.



서행을 하고 있었기에, 바로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를 할 수는 있었지만,



자전거의 기우는 핸들이, 내 오토바이 좌측 손잡이 쪽으로 다가오며 주행자의 손이 툭 스쳤다.



자전거가 멈춘다.



챙모자를 눌러쓴 할아버지께서, 술을 좀 드셨는지 술기운이 섞인 목소리로 말씀 하신다.



" 잘가고 있는 사람을 왜 치는겨? "



" 아니 그게 아니구요~ 갑자기 핸들을 꺽으셔서... "



" 지금 쳤잖아~ 아파죽겠는데 이거 어떡할겨...? "



내가 보기엔 그냥 스친정도에 불과하고, 상처 하나 없어 대수롭잖게 생각 되었지만,



할아버지께서 이렇게 얘기하시니, 원인이야 어찌됐든 나 또한 부딛힌 것도 사실이라,



" 죄송합니다~ " 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렸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 이거 어떡할겨! "



" 죄송합니다~ "



" 아니 어떡할거냐구...? "



길거리를 걷다 행인끼리 어깨가 부딛치는 경우가 있는데,



보통의 경우 - 죄송합니다 - 하면,



- 아닙니다 저도 죄송합니다 - 하며, 서로 이해하고 넘어가기도 하는데,



이 할아버지께 그 정도의 아량을 바란다는건 나의 욕심 이었을까...



두 번 이나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는데도, 어떡할거냐고 하신다.



굳이 교통법을 들먹이지 않더래도 오토바이가 상대적 약자인 자전거 타시는 분을 건드렸으니,



사고의 경중을 떠나서 내가 잘못한게 맞다.



할아버지께서 그냥 똑바로만 가시기만 하셨어도 아무일이 없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나도 뭔가 조금은 억울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그건 내마음일 뿐이고,



중앙선이 없는 골목길에서 그 할아버지가 어느쪽으로 가시던지는 그 할아버지 마음이다.



일단 할아버지가 아프다고 하시니,



구호조치를 하는게 당연했다.





" 그럼 바로 옆에 병원이 있는데 가시죠..? "



" 그래 가자~ "





내가 먼저 앞장을 서서, 바로 옆 도로변에 있는 개인병원을 찾아가 할아버지를 기다렸다.



마음속으로는 시간지연으로 인한, 개인적업무적차질이 걱정스러워 애가 타기는 했지만,



사람이 아프다는데 내몰라라 할 수도 없는 상황 이었다.



할아버지께서 자전거를 끌고 병원으로 오시기에,



" 자 들어가시죠~ " 하니,



이 할아버지 느닷없이 하시는 말씀,



" 저기 말이여~ 병원 들어가면 어차피 돈들어갈거 아녀? 그냥 그 돈... 나 술값으로 좀 주고 말지~ "



다소 어이가 없긴 했지만, 일처리도 해야 하고 할아버지께서 그걸 원하시니,



오히려 복잡해질 수 있는 일이 단순해질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교차 하여,



" 그럼 얼마를 드려요? " 하니,



" 아 알아서 적당히 줘~ " 하신다.



어께에 들춰멘 백을 열고 만 원 짜리 한 장을 꺼내 드리면서,



" 이거 얼마 되진 않지만, 이 돈 드리면 되겠어요? " 하니,



" 아 그려~ 우린 어차피 모르는 사이잖어... 이제부턴 이름도 성도 모르는겨~ "



하시며 자리를 떠나신다.



다행이다싶어 나도 갈길을 가기위해 헬멧을 쓰고 있는데,



저만큼 가시던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다시 내게 오시더니,



" 근데 말여... 나 만 원 만 더 주면 안되겠어? "



순간 왜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아니지 하는 생각이 확 밀려 왔다.



이왕 이리 된거 어차피 오토바이보험도 들어 있으니, 그냥 보험처리 해야겠다 싶어서,



" 저 할아버지 그냥 병원으로 들어가시죠? " 하니,



" 아냐 됐어... 나 그냥 갈께~ " 하시며 바로 방향을 바꾸신다.



나 또한 촉박한 업무로 인해 자리를 뜨긴 했지만,



글을 쓰는 이 순간 가만히 생각해 보니,



노인께서 얼마나 돈이 없으면, 나같이 오토바이 타는 사람에게 만 원 만 더 달라고 했을까?



더구나 사연이야 어찌됐든, 노인께서 막말로 아이구 나죽겠다 하시며 병원에 드러누우시면,



내 입장에서도 썩 유쾌할 것이 없는데, 만 원 만 더 달라고 할 때,



내아버지를 보듯,



그냥 좋게 드렸어야 되는게 아닌가 하는 후회감이 몰려 온다.



만 원 만 받고 마시는걸 보면, 상습적인 자해공갈단도 아닌 듯 해 보이는게 더 심중에 짐으로 다가온다.



에휴! 이래저래 영 마음이 가볍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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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일진 2012-07-03 09:08:18
답글

창연님..좋은 거 배웠습니다.<br />
<br />
저도 몇 년 뒤 그런 수법으로 술 값이나 좀....쿨럭....^ㄴ^

harleycho8855@nate.com 2012-07-03 09:12:42
답글

일진을쉰... 으흑~ 이건 배우라고 올린게 아닌데, 농담이시죠..ㅡ,.ㅡ^^

harleycho8855@nate.com 2012-07-03 09:17:40
답글

기수을쉰... 저는 베포가 없어 그런 간큰 행동은 못합니다..ㅠㅠ

김승수 2012-07-03 09:32:38
답글

휴... 할아버지 말투가 울아버진 아니라 다행이네요... ^^ 창연님 오늘도 무지 덥답니다... 시원하거 좀...ㅡ,.ㅡ'

harleycho8855@nate.com 2012-07-03 13:52:48
답글

승수님.... 승수님아버님은 확실히 아닐겁니다~ 제주도사투리 쓰시는분이 아니셨거든요.. ㅎ ㅎ ㅎ<br />
더운날엔 아무래도 냉면이 좋겠지요?<br />
냉면 한그릇 사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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