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 년 전 제가 모사이트에 - 치과에서 - 라는 제목으로 올렸던 글인데,
문득 생각나 올려봅니다.
가끔 마눌님 출근시켜드릴려고 운전하다보면,
항상 지나치게 되는 길이 있습니다.
그런데 매 번 비슷한 지점에서 아가씨 한 분을 자주 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사람 차별 하는 짓은 잘 하지도 않고,
또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그 모습이 좀 특이하다보니, 기억에 남더군요.
몸집이 하마같이 생기고 거구인데다,
더구나 체중이 나가다보니 걸음거리도 다소 버거워 보이는 모습 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상관 할바도 아니고, 관여한다해도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도 못 됩니다,
그렇지만 웬지 그녀 본인도 힘들어 할 것 같고, 과연 저 아가씨는 누가 데려 갈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과 궁금증이 살짝 생기더군요.
ㅎ ㅎ 그냥 그렇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얼마 전 어금니 치료받을일이 생겨 치과를 찾게 되었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치과였는데 무심코 2층 치과 출입문을 밀치고 들어서는 순간,
허거덕!!
바로 바로... 그 하마 아가씨...ㅠ ㅠ
그 하마 아가씨가 간호사복장을 한 채, 어서 오세요... 하는 겁니다.
순간 어째 오늘 치료가 고통을 예감하는, 순탄치않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쳐 지나 가더군요.
그 왜 그런말 있잖습니까~
웬지 노란색을 보면 따뜻해지는 것 같고, 파란색을 보면 추워지는 것 같은...
뭐 어찌됐든 이름을 부르기에, 안으로 들어가 앉았습니다.
의외로 의사선생님이 여자분이었는데 상당한 미인 이시더군요.
그러나 오늘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우리의 하마 아가씨이기 때문에,
의사선생님 얘기는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면서 잘못 알고 있는게 있다는걸, 저는 이 날 깨달았습니다.
노란색은 결코 따뜻하지도 않지만, 파란색도 절대 차갑지만은 않다는걸...
눈을 감고 있는데,
치료를 시작하는지,
그 하마 아가씨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 하더군요.
"저 아버님.....아 ~ 해보세요.. 아버님.....아 ~ "
저는 태어나서 이렇게 아름다운 목소리 첨 들어 봤습니다.
천국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하면, 이보다 더 낭랑할 수가 있을까요...
"자...아버님... 금방 끝나요....아버님.....아 ~ 그대로..조금만..조금만...아 ~ 참으세요.....아 ~ "
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귓구멍이 녹는듯 했습니다.
생니 두 개를 뽑는다 하여도 전부 용서해줄 것 같더군요.
치료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도 안 아팠습니다.
밖에 나왔는데도 울림이 들립니다.
아버님.....아 ~
근데 써놓고보니....어찌... 영...어째.. 찌르레기 폴더 분위기가....? ㅠ ㅠ
절대 오해는 마시길..그런 의도(?)는 전혀~ 아닙니다 ㅎ ㅎ
중요한 것은, 이 글을 처음 시작하면서도 잘 못 느꼈었고, 그리고 저는 아니라고 부정하고싶지만,
글을 써나가다보니, 이미 이 글에서 제가 사람차별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 했습니다.
하마 아가씨라는 표현을 사용 하였다는 것도 그렇고,
색깔론을 내세워 그녀는 부드럽지 않을 것이다 라고 미리 예단 하였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반성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절대 사람을 외모로 판가름 하지 않도록 숙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이 글을 안 볼 것이다 라고 마음속으로 믿고 싶지만,
그래도 혹여 그녀가 이글을 보게 된다면, 그녀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은 진정으로 아름다운 여인이며,
그 아름다움을 알아주는 멋진 남자가
꼭 당신을 맞으러 갈 것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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