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부터 사소한 고민이 하나 생겼다.
내가 조준을 잘못해서 그런지 변기 주위에 노락색 오줌이 좀 묻어있다.
최대한 주위에 튀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변기 주위에는 노란색 물방울 자국이 별로 발견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집에서 반바지를 입거나 긴바지를 입어도 양말을 신지 않으면 서서 오줌을 누다가 차가운 물방울이 한두번 다리나 발에 꼭 튀긴다.
아 씨발 짜증
언제 본 것인지 모르겠는데, 카리스마 배우 최민수가 사랑하는 아내의 요구를 받아드려 소변을 불 때 앉아서 본다고 말하는 것을 예능 프로에서 보았다.
사소하지만, 이 문제도 내가 노력해서 해답을 구하려고 해도 해답이 없는 문제 중에 하나다.
남자는 당연히 서서 오줌을 누워야 하는데, 여자 처럼 앉아서 변기에 오줌을 누라고 한다면 자존심이 상할 것 같다.
물론 똥을 눌때 오줌이 같이 나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남자인 내가 왜, 신이 남자의 물건은 앞쪽에 만들어 놓아서 구조적으로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이 힘들게 만들었는데.
특히 남자는 가끔 물건이 너무 뻣뻣하게 되어 그냥 서서 좌변기에 오줌을 누는 것도 매우 힘든 경우가 있는데, 평소에 앉아서 어떻게 소변을 눈다는 말인가
이제는 세상이 변하여 여성상위시대가 되어 남자한테 여자처럼 앉아서 소변을 보라고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인가
역시 페미니스트가 많아져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은데, 몹쓸 페미니스트들, 신이 주신 섭리를 거스려고 하다니
그렇지만, 언제나 공평하고 만사에 균형잡힌 합리성을 지향하는 나에게, 여자는 소변볼때 피해를 주지 않고 남자는 소변 볼때 주변에 피해를 발생한다는 것은 역시 약간 mind-boggling 한 문제임은 틀림없다.
오늘 인터넷 기사를 하나 보았다. 북유럽의 어느 나라인데 남여 공동 화장실에서는 남자가 앉아서 소변을 보도록 강제하는 법을 만든다고 한다.
또 댓글을 보니 독일에서 실험을 했는데, 남자가 서서 오줌을 눌 때 아무리 조심해서 누어도 튀긴 미세한 물방울이 세면대에 놓여있는 칫술까지 닿는다고 한다.
오늘 밖에서 아내랑 같이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에게 "나도 최민수 처럼 앉아서 소변 보는 매너남에 되어볼까"라고 말해 보았다. 그러자 아내가 "그래 한번 해봐"라고 답한다.
그래 이런 것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문제일 수 있다. 그래 한번 시도해 보기로 결심했다.
화장실에 들어가 바지를 내리고 앉아서 소변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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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씨발, 소변과 함께 생각치도 않은 똥도 같이 나온다
발상의 전화는 좋았는데, 안해보던 것이라서 시행착오는 필요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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