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조금은 민감한.. 사상의 자유에 관한 문제 |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 |
2012-06-19 12:59:50 |
|
|
|
|
제목 |
|
|
조금은 민감한.. 사상의 자유에 관한 문제 |
글쓴이 |
|
|
이동옥 [가입일자 : 2005-07-09] |
내용
|
|
얼마전까지 게시판을 달구었던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문제입니다. 처음 이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상규씨와 진중권씨가 참석한 토론회에서 한 여성분이 질문했던 내용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너무 민감하고 각종 의견들이 난무했던 때라 그냥 넘어갔습니다만.. 제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에서도 그렇고 생각이 다른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어제 오늘 나오는 통합진보당 신당권파(?) 측에서 밝힌 이 문제에 대한 입장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해보고 싶어서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제 생각을 가감없이 정리한 것이니 조금은 호흡이 거친 표현들이 있다 하더라도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문제의 핵심은 '사상과 양심의 자유는 상황에 따라 인정되어야 하는가?' 라는 것입니다.
토론회에서 이상규씨에게 '돌직구'를 던졌다 이야기되는 여자분은 해당 질문을 함으로서 자신이 사상과 양심의 자유, 거기에 타인에 대한 사상 검증의 자유까지 한껏 누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진중권은 거기에 더해 '사상과 양심의 자유는 공직자에게는 인정되지 않고 자연인에게만 인정된다? 그러니 너는 사상검증에 임해야 한다?' 라는 오해와 몰상식의 자유라는 새로운 경지를 추가로 보여주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먼저 오해의 자유라는 진중권의 놀라운 경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진중권은 구 민노당에서 북한의 세습이나 인권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철저히 오해하고 있더군요.
첫번째 이유는, 이상규씨가 이야기한 것과 같이 북한이 통일의 대상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을 자제하자는 것입니다. 북한이 보기에 남한은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북한 정권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구나.. 라는 북한의 오해가 그것입니다. 좀 더 현실적으로는 남한이 다시 흡수통일이라는 관점으로 남북관계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그것이 그들의 몫이기 때문이고,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세습을 인정하건 말건 그건 그들의 몫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당연히 북한이 정상적으로 지도자를 뽑는 곳이냐는 질문을 하실 것입니다. 반문합니다. 정상적인 것은 무엇이고 비정상적인 것은 무엇인가요? 미국이 이란의 정권, 이라크의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북한이 비정상이라고 하는 것이 서로 다른가요? 정도의 차이가 있지 않느냐구요? 북한의 김정은과 이라크의 후세인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습니까? 그 차이를 다름이라는 가름이 가능한 것이라고 논증하실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더 정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이익이냐 아니냐하는 명확한 잣대를 갖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 정권이 정상이 아니라고 남한 모든 사람이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면 우리에게 무엇이 이익인가요? 북한의 인권문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DJ~노무현 시기의 인권위원회의 이야기를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진중권은 공직자는 사상검증에 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함으로서 이러한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정당으로서 통합진보당이 갖는 입장에 대해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과연 이런 입장이라는 것을 몰랐을까요? 저는 그가 논쟁하는 순간의 작은 승리에 취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흠.. 그렇게 보면 그는 오해의 자유를 누린것이 아니라 오해하는 척하는 자유를 누린 것이 되나요?
진중권이 보여준 몰상식의 자유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는 상황에 따라 인정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통해 드러납니다.(사상과 양심의 자유에는 사상검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자유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직자로 출마해서 당선이 되면 자신을 선출한 국민의 민의를 대변한다? 그러니 공직에 출마한 사람은 사상검증에 임해야한다?
자유민주주의체제의 국회의원이라는 것은 국회에서 접하는 각 사안들에 대해 자신의 지역구 사람들의 다수결에 해당하는 정책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니가 잘 할것 같으니 너 하고 싶은대로 해라.. 라는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입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해봐야 왜 뜬금없이 따분한 원칙론이야? 라는 정도 이상의 반응은 없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진중권이 진정 원하는 것은 공직에 출마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금박을 입힌 헌법 법전에 손을 얹고 저는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를 옹호하고 정치적으로는 박정희에 대한 향수가 있으므로 국가사회주의자에 해당되며 종교적으로는 개신교 합동 교단에 속하는 교인입니다.. 라고 밝히고, 다음 사람은 사실 저는 잘모르겠으니 여러분이 제 사상을 판단할 수 있도록 각자 원하는 질문을 해주시면 소신껏 답하겠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신성하고 감동적인 공직출마 절차인가요?
만약 경우에 따라서는 그런 절차도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분이 있다면.. 민주주의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 처음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과 같은 관점에서 문제를 본다면 당신의 사상이 무엇인지 당신이 정치인이기 때문에 밝혀야 한다는 이야기에 대해 허무한 주장일 뿐이야..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제 생각이 그렇구요..
개인적으로.. 매우 조심스럽게 표명한 입장이지만 북한의 세습문제나 인권문제, 그리고 좀 다른 이야기지만 국민의례와 민중의례의 문제에 대한 신당권파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지켜보려 합다. 그리고 그 결과가 실망스럽다면 다른 대안을 찾으려고 합니다. 저는 좌파 진보정당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지 그냥 몇 가지 문제에 대한 개선을 통해 민주주의를 신장시키자는 정도의 애매한 중도적 입장의 정당을 지지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기 때문입니다.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