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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진상(?) 고객 응대법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2-06-06 02:30:29
추천수 7
조회수   1,767

제목

저의 진상(?) 고객 응대법

글쓴이

김도형 [가입일자 : 2001-06-06]
내용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저는 A/S일을 합니다.^^

요즘 좀 바빠지려 하네요.

더워지니까 에어컨 일이 들어옵니다.



뭐 진상고객이라기 보다는 누구나 착각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데

고객의 왜곡된 마음을 깨끗한 거울로 비춰 보여주는 그런거죠.ㅎㅎ





케이스1

----------

어떤 고객분께서 LCD TV를 샀습니다.

근데 화질이 너무 나쁘다고 전에 보던 브라운관TV보다 화면이 안좋다며

대리점에서 전시로 봤던 그 TV보다 화질이 떨어진다고 해서

대리점에서 고객이 봤던 바로 그 TV로 교환을 해주었습니다.

그런대 그 교환된 TV가 화질이 더 나빠졌다고 도져히 못보시겠답니다.

집에 방문했더니 아이들은 만화를 잘 보고 있네요.

아이들한테 물어보니 화면 잘나오고 좋답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 "너희들은 입다물고 있어~!" 소리쳤습니다.

TV를 또 바꿔달랍니다.



저는 정상제품이라 안되므로 고객님께서 납뜩하실수 있도록 대리점에서

두 제품을 비교시연하겠다 하였습니다.

일종의 블라인드 테스트지요.

고객님께서 두제품을 똑같이 틀어놓고 구별을 하시면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다 하였습니다.

고객님도 자신있게 동의하셨습니다.



드디어 고객님 모시고 두제품 비교시연하였습니다.

정말 제가봐도 똑~~~~~~~~~~~~~~~~ 같더군요. 아주 완전히!



고객님 그 상황에서 30분 동안 이리저리 시청하셨습니다.

그러다가 이쪽 TV를 보면 저쪽TV가 번쩍거려 보인다 하시네요.

안과 점검이 필요하시다는 이야기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꿀꺽삼켰습니다.ㅎㅎ

30분정도 채널도 돌려가며 유심히 보시더니

그제서야 마음의 병이 치료가 되신듯 하였습니다.



더 이상의 말씀없이 그냥 조용히 나가시더군요.^^

저도 군말없는 것이 예의라 생각하고 둘중에 아무 TV를 싣고

고객의 차를 뒷따라 집에 가서 재설치 해드렸습니다.

고객님 별말씀 하지 않으시고 약간 시끄럽게 설겆이를 하셨습니다.

정중히 인사드리고 왔는데

그 뒤로 다시 연락이 없으십니다.^^



케이스2

---------

고객님 께서 밥솥을 구입하셨습니다.

근데 밥에서 냄새가 난다해서 못쓰시겠답니다.

속이 안좋아지는 아무튼 이샹~한 냄새때문에 머리가 아플지경이시랍니다.

방문해 보니 이제 밥을 3번 했다고 합니다.

물론 제 코로 맡아보니 별 이상한 냄새를 못느끼겠더군요.

어째든 고객님은 밥솥에 대한 안좋은 필이 꽃혀 있었고



역시나 방법은 블라인드 테스트입니다.ㅠㅠ

제가 집에 쓰는 코코 밥솥을 있는데 그것과 냄새의 차이를 못느끼겠으니

한번 비교테스트를 해보자 하였습니다.

고객님 밥솥과 저희집 밥솥에 똑같은 쌀로 밥을 지었습니다.

뚜껑을 열어 무럭무럭 김 냄새를 맡아보니 저는 구별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마눌님께 물어봐도 잘 모르겠다 하십니다.

그래서 자신이 붙어서...ㅎㅎ



두 밥솥을 차에 싣고 냉큼 고객 댁으로 방문했습니다.

물론 올라가는 길에 아파트 단지 앞에서 길가던 행인 두분께도 냄새좀

맡아봐달라 했는데 문제의 밥솥이 더 구수하다는 사람도 있고 아무튼

확실한 우열이 판가름 안났습니다.



드디에 고객님 댁에 방문하였고..ㅎㅎ

아니나 다를까 집에 애들이 쪼르르 오길래 냄새를 맡아봐라 했더니

똑같다 똑같다... 그럽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 "너희들은 뭘 안다고 방에 들어갓~!" 소리쳤습니다.

고객님께 정중히 말씀드렸습니다.

눈을 감으시면 제가 두 밥솥위치를 몇번 바꿀테니 문제의 밥솥을 냄새로

판별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고객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다 하였습니다.

서비스기사로는 할말이 아닌것 같았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거든요.



- 고객님 "내가 왜 이런거 까지 해야돼요?"

- 저 "죄송합니다. 저도 무례한 부탁이 아닐까 고민되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는것 같아서요... 흑흑"

- 고객님 "기사님께서 직업정신이 투철하신 것은 인정하겠는데요..."

머뭇 머뭇...

팔짱을 끼시고 10초정도 뜸을 들이신 다음과 같이 차분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냥 가세요."



저는 제 밥솥을 들고 정중히 인사드리고 나왔고 다시 연락이 없으시네요.ㅠ







-----------

제가 오디오 미신, 케이블효과 등을 믿지 않는 좀 무미건조한 성격이라서...ㅎㅎ



위에서 두번째 케이스는 함정이 있긴 합니다.

원래 새밥솥에서 2-3번 밥을 할때 실제로 냄새가 났었고

(pcb 기판,플라스틱,코일등에 휘발성 용제가 날라가면서 냄새가 약간 납니다.)

그 이후에는 더이상 냄새가 안나는데 고객님은 처음 느꼇던 냄새가 불쾌한

첫인상으로 각인되어 계속 냄새에 신경이 곤두서는 그런 경우입니다.



참... 아이들이 정확하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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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철기 2012-06-06 02:40:43
답글

케이블효과는....ㅎㅎ<br />
믿습니다....!!ㅋㅋ<br />
그나저나 고생많으셨습니다...

ciyi@shinbiro.com 2012-06-06 03:06:02
답글

아이들이 정확하다는 거...저도 절실히 느낍니다...<br />
<br />
그래서 뭐 하나 하면 아이 한테 소리 좋지 않냐고 자꾸 물어보게 됩니다.

박정욱 2012-06-06 06:59:03
답글

역시 블라인드테스트 최고에요

lsh1264@paran.com 2012-06-06 08:53:42
답글

몸속에 사리가 한말을 들어차 있으실듯...<br />

이지강 2012-06-06 12:12:14
답글

밥솥 새로 사면 가짜로 밥을 좀 지어야겠군요..ㅎㅎ

조영석 2012-06-06 12:49:16
답글

밥솥도 에이징이...

김기홍 2012-06-06 13:48:23
답글

고생 많으십니다. <br />
ㅜㅠ

김형곤 2012-06-06 14:23:05
답글

저도 몇년전에 PCS 개통일을 하라고 해서 2년 정도 한적이 있는데 그때 전화 응대하다가 솜씨(?)가 늘어서 <br />
무역,식품,비누회사 총무과장일 보는 요즘도 고객 클레임은 제가 응대 합니다.<br />
문제생기면 찾아가서 상황에 맞게 응대하면서 기분 맞춰드리면 풀어지시더군요. 가끔 가서 밥도 얻어먹고 옵니다<br />
그런데 저도 전자제품 A/S일 하라고 하면 못할것 같아요 - -; 도형님 처럼은 더더욱 ㅠ ㅜ

haegang@yahoo.co.kr 2012-06-06 18:27:36
답글

사진인화일 하시면 이세상 모든 진상분들은 다 만나보실수있을겁니다.ㅋ^^<br />
자기 얼굴도 못믿는 아니 안믿는 사진관진상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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