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가입일이 혹시나 하고 봤더니 2001년 03월 이네요ㅠ.ㅠ
얼마 지나지 않은 듯한데.. 회원된 지 10년이 넘었네요.
내가 왜 이 사이트에 가입하게되었나하고 추억해봅니다.
처음 가입하기 조금 전 쯤
회사생활 시작하고 너무 밤늦게 일하고 자신을 학대하는 거 같아서
" 회사가 아닌 뭔가를 찾아야 해" 라는 기분으로 뭐가 좋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음악을 듣자고 결정(?)했어요. 아무 이유도 없었죠.
술도, 사교도 별도 좋아하질 않아서 혼자 하는 취미라서 선택한거죠.
그래서 찾아 보니 학교때 받아놓은 인켈 스피커가 한벌 있는데
앰프가 고장나서 앰프가 필요하더군요. 유니텔 중고시장에
마란츠 750dc 란 제품이 나왔길래 회사에서 중곡동(?)까지 한 걸음에
달려갔었지요. (마란츠가 좋다고 하니 사자 이런 기분이었죠.)
가보니 부엌이랑 화장실이랑 방이라 한꺼번에 연결된 문칸방이더군요
저보다 몇살 더많은 아주머니랑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 2명만 있더군요.
판매한다는 아저씨는 안보였구요.
방안엔 티비, 앰프, 스피커 그리고 한쪽 벽면을 가득채운 비디오테이프와
cd들이 방을 가득 메우고 있었어요.
설치된 앰프를 들려주겠다고 하시는 아주머니 눈빛을 보니 돈이 무척이나
급하신 것 같은 느낌이었죠. 그 절박한 눈빛과, 한쪽 구석에서 낯선이에게
방안을 공개당한 아이들의 부끄러움, 그리고 애들을 팽개치고 비디오 테이프를
모으고 있는 열혈 av매니아 아저씨 때문에 갑자기 화가 나더군요.
사려고 하는 750dc는 아주 아주 오래되고 여기저기 흠집도 많은 앰프인데..
그냥 들어보지도 않고 돈을 드리고 앰프는 바로 들고 나왔지요.
그집 문칸방을 보니 어리적 우리집이 생각이 나는 거예요.
나도 한방에 6식구 저렇게 타인을 늘 부끄러워하면서 살았는데...
그렇게 가져온 앰프가 간혹 한쪽이 들였다 안들렸다 해서
조치방법과 앰프특성을 찾다보니 여기 사이트를 알게 되었죠.
회원가입하고 덕분에 좋은 앰프나 스피커가 가지고 싶을때는 그때의
추억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늘 가족을 위해 내가 물욕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10년 넘게 지나면서 간혹 그때 생각을 할때마다 그 아저씨네 아이들이
잘자라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늘 제가 생각했었답니다.
갑자기 가입한지 12년이 흘렀다는데에 대한 작은 추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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