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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특파원의 납량특집 1편-미국인들의 빚.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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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30 17:34: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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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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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특파원의 납량특집 1편-미국인들의 빚.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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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가입일자 : ]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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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싸다 LA 특파원입니다.
제 안부부터 전해야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일단 다른 곳에 써놓은 글을 옮겨놓고 다음에 제 소식 전하겠습니다. 부디 이해해주서요. ^^;
납량특집 1편 시작합니다.
미국와서 살게된게 2006년 12월부터니까 벌써 5년이 넘었네요.
미국와서 직장 동료들에게 제일 먼저 들은 이야기가 미국사람들은 스스로 Payment 인생이라고 자조한다였습니다. 매달 빚 갚는 인생이라는 것이죠. 집을 안샀어도? 네. 집을 사지 않았어도 매달 갚을 빚이 있다더군요.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던 Payment 인생이라는 말이 몇 달 지나지 않아서 미국에서 개인의 삶 속에 빚이 얼마나 일상적이고 크게 자리잡혀있는지 쉽게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인 미국 가정의 1년 평균 소득은 4만달러에서 5만달러(실제 중위소득은 이것보다 높습니다만.) 입니다. 대학 1년 학비는 한국보다 비싼 평균 만오천달러에서 2만오천 달러 수준입니다. 물론 전공에 따라 더 비싼 경우도 많습니다. 중산층 가정이 열심히 모아서 자식 대학학비를 대준다 쳐도 1년치 정도일 뿐이고 그 다음부터는 학생 본인이 학자금 대출을 받습니다.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해서 번다쳐도 졸업하면 빚이 4만달러에서 5만달러 이상이 생깁니다. 자, 한 명의 빚쟁이 인생이 졸업과 함께 방금 출발했습니다.
졸업하고 직장 잡으면 스튜디오룸(한국의 원룸과 동일)이라도 잡아서 출퇴근해야죠. 돈이 없으니 대출 받아서 첫 달 렌트비 내야합니다. 직장에 몇 달 다니고 자리잡기 시작하면 학자금 대출상환을 조금씩 시작합니다.
이쯤되면 대학입학때 부모님이 사주신 고물차가 맛이 갑니다. 미국에서는 부모가 첫 차로 아주아주 저렴한 중고차를 사줍니다(돈이 없으니까.) 차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하니 새 차던 중고차던 대출받아 삽니다. 또 빚이 늘어납니다.
연애시작합니다. 두 사람 모두 렌트비를 아끼기위해 동거를 시작합니다. 운좋게(?) 결혼합니다. 결혼식에 돈 듭니다. 대출 땡깁니다. 빚이 줄지않고 늘어납니다.
아직까지도 학자금 대출상환을 마무리하려면 멀었습니다. 그냥 매달 조금씩 갚습니다. 월급에서 쪼개서 저축을 합니다만 그 돈으로 학자금대출 잔액을 다 갚을수 있어도 비상금이 없어지므로 그렇게 못합니다. (아니면 새 차를 삽니다.)
열심히 저축을 해서 10만달러(이건 기적이나 마찬가지입니다.)를 모았습니다. 학자금을 다 갚냐 아니면 집을 사느냐를 고민합니다. 대체로 모기지 대출 왕창 땡겨서 집을 삽니다. (30년 분할상환)
애 낳고 키우느라 꾸준히 돈들어가므로 소득이 늘어도 큰 차이 없습니다. 학자금 대출을 부부가 다 갚고 모기지 대출도 계속 꾸준히 갚아나가지만 자식 대학학비 보탤 요량으로 돈 조금씩 모읍니다. 그러다가 자식이 대학 입학할때쯤 대학학비 1년치 정도 간신히 모읍니다.
자식은 대학입학하고 1년뒤에 부모처럼 학비를 대출받습니다. 자, 이 글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기 시작하세요. (^^)
부모는 이제 30년 모기지 대출상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
이렇게 죽을 때까지 빚을 갚지요. 미국 사람들 말대로라면 60쯤에 그래도 집 한채 남았으면 성공한 인생 아니냐라고들 하지요.
결국 어렸을 때부터 은퇴할 때까지 빚이 완전히 일상 생활화되어서 한국 사람이라면 눈이 휘둥그레질 빚의 액수를 떠 안고도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미국사람들입디다.
그래서 직장에서건 어디서건 고분고분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기업의 힘에 순응하고, 대체로 정치에도 별로 관심이 없어요.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드니까요. 집에오면 스포츠나 연예 프로그램을 보고, 직장에서도 정치나 사회문제 이야기보다는 스포츠, 연예 가쉽이 사적인 대화의 거의 전부에요.
이렇게 힘있고, 돈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그런 고분고분한 사람들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빚에 눌려있으므로.
미국사회를 너무 비관적으로만 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요?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무덤덤하게 보고 있습니다. 너무너무 일상생활화된 나라니까요. 다른 실례로, 한국에서는 없어진 전당포와 피 뽑아 파는 곳이 미국에서는 아직도 성행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월마트나 랄프스같은 장보는 그로서리 마켓의 계산대 너머에는 웰스파고 같은 은행 출장소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축용이냐고요? 아니요. 장보러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하는 소액 대출용 출장소들입니다.
한국의 사회가 점점 미국과 닮아가고 있는 것을 느끼십니까? 저는 느리지만 매우 확실하게 미국과 닮아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양쪽 국가에서 모두 살아봤으니까요.
대기업들의 사학재단 인수로 시작된, 한국의 미친 대학학비가 바로 빚쟁이 양산의 시작의 시작이고, 야성을 잃은 한국 청년들의 회색빛 인생의 시작입니다. 자식들을 평생 빚에 눌려사는 인생으로 만들고 싶지 않으시면 지금부터라도 한국 대학 시스템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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