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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난 12시간만에 범인을 잡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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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4 03:16: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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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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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난 12시간만에 범인을 잡았습니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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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가입일자 : 2002-05-28]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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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싸다회원님들 안녕하세요~
일산에 살고있는 김민기라고 합니다.
매일 눈팅만 하다가 회원님들의 의견을 듣고싶은 일이 생겨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봅니다.
제가 어제(23일) 이시간쯤에(새벽 1시30분) 자전거를 도난당했었습니다.
날로 불어나는 뱃살을 빼기위해 며칠을 고민하다 많은분들이 가성비 최고라고 추천하는 썸탈이라는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엊그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하루 딱 타보고 오피스텔 주차장 한쪽에 있는 자전거거치대에 잠가놨는데 아침에 출근하면서 밤새 잘있었나 하고 거치대쪽을 쳐다보는데 제 자전거가 사라진겁니다.
바로 관리실로 가서 CCTV를 확인해보니 새벽 1시30분에 학생으로 보이는 어떤놈이 들어와 처음에는 자전거 거치대를 쭉 한번 살펴보고 나갔다가 1분쯤 후 다시 들어와 곧바로 매고있던 배낭에서 절단기를 꺼내 자물쇠를 절단 후 제 자전거를 끌고 나가더군요.
CCTV에 도난장면이 여러 각도에서 찍히긴 했지만 야간이라 어둡기도 했고 화질도 그리 좋지는 않아서 범인의 얼굴을 알아보긴 힘들었습니다.
관리실 직원분들이 경찰에 도난신고를 해도 자전거 찾기는 아마 힘들꺼라고 말들을 했지만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일단 도난신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중고 자전거가 거래될만한 사이트들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 중고나라에 새벽 4시경 일산에서 가까운 파주교하 신도시에 누군가가 제것과 똑같은 자전거를 시세보다 많이 싸게 올려놓았더군요.
다른사람에게 판매되기 전에 제가 확인하고 싶어서 판매글에 판매자 전화번호가 있기에 전화를 걸어봤는데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경찰에 연락해서 저 자전거가 매우 의심스러우니 확인 좀 해달라고 사이트와 게시글, 그리고 판매자 전화번호까지 모두 알려주었습니다.
점심시간쯤에 다시 게시글을 확인해 봤더니 아직 그대로 있길래 판매자 정보와 개인블로그까지 모두 확인, 캡쳐 및 저장 한 후 제가 직접 답글을 달았습니다.
"니가 올린 이 자전거가 꼭 오늘새벽에 내가 도난당한 자전거와 비슷하다. 내가 확인하고 싶다. 혹시 절취해 간거라면 조만간 나랑 만나게 될거다." 라구요.
그랬더니 1분도 안되서 판매글이 아예 사라져 버리더군요.
그래서 미리 저장해둔 아이디와 전화번호로 쪽지와 문자를 보냈습니다.
"니가 삭제한 판매글 벌써 경찰과 다 확인했고 니 신상도 다 파악했다. 조만간 경찰로부터 연락이 갈꺼다."
위 문자를 보내고 난 후 이놈에게 바로 전화가 왔습니다.
잘못했다. 자전거는 훔친게 아니라 주운거다. 돌려줄테니 경찰신고는 취소해달라.
그래서 널 어떻게 믿고 신고취소를 해주냐. 우선 자전거를 돌려받은 후에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바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약속장소로 가고 있는 도중에 카톡으로 지금 말고 이따 해지면 가겠다고 말을 바꾸더군요.
그래서 전 최대한 빨리 가져오는게 신상에 좋을거라고 톡을 보낸 후 경찰서로 찾아갔습니다.
담당형사를 만나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바로 그놈에게 전화를 걸어 너 지금 어디냐? 지금 당장 경찰서로 와! 라고 하더군요.
한참 후 그놈이 경찰서로 들어오지는 않고 할 얘기가 있으니 일단 경찰서 밖에서 만나자고 제게 계속 전화를 하길래 결국 형사와 같이 나가서 만나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23살 예술대 휴학생이더군요.
그 후 그놈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있는 상황에서 전 제 자전거를 갖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경찰서를 나오면서 담당형사에게 만약 저놈이 초범이면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했더니 나중에 그놈으로부터 합의해달라고 연락이 갈꺼라고 그럼 그때 합의서를 써주면 사건이 마무리 된다고 하더군요.
아까 밤에 그놈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조사 받고 나왔다. 술먹고 실수한거다. 다시는 안그러겠다. 용서해달라. 라고 하길래 제가 절단기는 어디서 난거냐? 정말 처음이냐? 라고 물었습니다.
친구가 동네 지나가다 공사장에서 집어온거 가방 매고있는 사람이 자기밖에 없어서 자기 가방에 넣어뒀었다고 하더군요.
이번이 정말 처음이라고 하구요.
물론 저도 곧이 곧대로 믿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휴학 후 지금 동네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하고 정말 잘못했다고 하길래 나중에 합의서 가져올 때 자물쇠나 좋은걸로 하나 사오라고 하고 끊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오늘 아무에게도 얘기 하지않은 한가지가 있습니다.
오전에 그놈이 올려놓았던 자전거 판매글에는 제 자전거와 함께 또 다른 자전거 한대, 총 두대를 판매한다고 했었습니다.
그놈 말로는 나머지 하나는 자기꺼라는데... 이걸 지금이라도 형사에게 얘기를 해야하나 라는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합의는 그냥 해주는게 좋겠죠?
거의 한시간 반정도 글을 쓰다보니 굉장히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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