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딩 6학년때였습니다.
그때는 반공영화 그 비스무리한 것들을 단체관람하는 게 자주 있었잖아요.
극장에 가서 우리학교만 온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자애들이 우르르 들어오더군요.
여중생들이었는데 제가 앉은 뒷줄부터 쭈루룩 앉기시작하더라구요.
당연히 제가 앉은 줄은 저랑 같은반 남자 녀석들이 쭈루룩이었구요.
한참 영화를 보는데 뻐근해서 의자 뒤쪽으로 손을 뻗었는데 웬 손이 잡히는 겁니다.
그런데 참 희한하죠?
우리반 녀석 손이 분명할텐데 그 손을 쪼물딱 쪼물딱 만지기 시작한 겁니다.
누군지 확인도 안하구요.
옛날 반공영화 길었습니다. 손이 참 부드러워서 그랬는지 거의 한시간 넘게 손을 만졌을 겁니다.
그냥 손을 잡았다가, 주물렀다가, 매만지다가..
그리고 영화가 끝났습니다.
문득 내게 손을 잡힌 녀석이 궁금하더군요.
옆을 돌아보며 손 임자를 보니 뒷줄에 앉은 여중생이더군요. 허걱. @.@;
언뜻 봐도 이쁜 얼굴인데 나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웃어주기까지 하는데 저는 이게 무슨 퐝당 시추에이션이냐 아무 생각없이 그대로 극장에서 내뺐습니다.
뒷줄에 앉은 여중생들이 그 퐝당 시츄에이션을 다 봤을텐데 아마 그랬겠죠.
뭐냐? 초딩 주제에 선수냐? 아주 능숙하게 주무른다??
ㅋㅋㅋ 초딩때 잊지못할 해프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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