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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나한 소리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2-05-09 01:45:42
추천수 1
조회수   657

제목

하나마나한 소리

글쓴이

장준영 [가입일자 : 2004-02-07]
내용
유럽 중세 시대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받아들여 스콜라 철학을 수립한 건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 스콜라 철학에 따르면, 모든 사물, 현상을 해석하는 데 만능으로 통용되는 원리가 있는데,

어떤 사물이, 외형(형상) 속에 본래부터 갖고 있는 본성(질료)을 품고 있기 때문에, 그 사물은 그런 본성을 갖고 있다는 식의 논증입니다.

예컨대, 철이 압연되는 건 철이 압연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서술하는 것이죠.

이게 스콜라 철학의 형상-질료론인데, 순환논법입니다.

하나마나한 소리라는 것이죠.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는 희곡 [걱정병 환자]에서 이같은 중세 스콜라 학자들의 황당한 논조를 풍자했습니다.

희곡에 등장하는 의학박사 아르간이 전국 의사협회에 가입을 신청하자 심사위원들은 관례대로 그를 불러놓고 면접을 실시했습니다.

한 심사위원이 물었습니다. "아르간 박사, 아편은 무엇 때문에 사람을 환각에 빠뜨리나 대답해 보시오"

아르간이 대답하기를,

"아편은 그 자체에 환각성이라는 성질을 띠고 있기에 당연히 사람의 감각을 마비시키지요"

라 하니, 심사위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맞았소, 맞았어, 아르간 박사! 아주 정확하고 훌륭한 대답이오. 가입할 자격이 충분하오!"

라고 칭찬했다는 것입니다.



논제의 진리성은 논거(논리적 근거)에 의하여 증명되어야지, 논제에 의하여 증명될 수 없습니다.

순환논법, 즉,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은, 하나마나한 소리가 되고만다는 겁니다.



아래에 어떤 분이 덧글로,

"빨갱이종자들은 빨갱이처럼 행동합니다. 돼지가 돼지처럼 행동하므로 돼지인것처럼요"

- 라 하셨는데, 하나마나한 소리요, 즉, 논리적 공감을 전혀 얻을 수 없으며,

이성적인 공정한 판단력이 결여된 채 같은 종류의 맹목적 증오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에게나 박수를 받을 말일 뿐,

정상적인 이성 능력을 지닌 이에게는, 언어가 갖는 소통 능력을 전혀 결여한 미치광이같은 자폐적 부르짖음일 따름인 것입니다.



이런 식의 초딩 이하의, 인간이라면(가방끈 상관없이) 누구나 분별할 수 있는 사리에도 어긋난 소리를 공공 게시판에 올리는 것이

바로 민폐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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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2012-05-09 09:20:26
답글

우리 착한 초딩들 모욕하지 마세요.

김태훈 2012-05-09 09:21:04
답글

초딩 이하의 ---> 개 돼지 이하의 로 수정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용정훈 2012-05-09 12:23:23
답글

정말 명쾌한 설명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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