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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부조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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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8 08:39: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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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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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부조화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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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인 [가입일자 : ]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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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군생활이 보람차고 의미있었던 기간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국심 눈꼽만큼도 없었고, 북한이 두렵지도 않았습니다. 군생활 이야기 하라면 남들만큼은 할 이야기 있지만 그렇다고 그 시절을 애써 미화하고 싶진 않습니다. 누군가 병역을 기피하려고 한다면 합법적인 방법으로 빠질 수 있음 빠지라고 합니다. 남자라면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는 둥, 군대 갔다오면 사람된다는 둥 이런 소리들 하는 사람 싫어합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마음 한 구석에 군생활이 시간낭비였다는 생각을 할 지도 모릅니다. 근데도 애써 그것이 보람되고 해 볼만한 일이었다고 말 하는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신이 보낸 2~3년여간의 시간이 너무나 아깝기 때문일겁니다. 물질적 보상도 없고, 사회적으로 가치를 그다지 인정받지도 못하는 그 2년의 시간에 대한 유일한 보상방법은 기억의 미화와 가치판단의 왜곡뿐입니다. 병역필자들에 대한 물질적, 정신적 보상이 적을수록 군생활에 대한 인지부조화는 더 커집니다.
진리라 믿었던 것이 허물어 질 때, 믿었던 진리앞에 내던진 자신의 자원들이 아까워서 애써 외면하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본성의 발로일 지 모릅니다. 나에겐 아무것도 아닌 한 문장의 글일 뿐일 수도 있는 진실이 누군가에겐 그야말로 가혹한 현실일수도 있습니다. 세상에서 자신의 진리를 부정하면 할 수록, 더더욱 거기에 집착하게 되고 보편타당하게 전파될 수 없는 자신만의 논리로 담장을 쌓게 됩니다. 그 담장에 세상의 돌맹이들이 날아들면 들 수록, 고통과 함께 비례하여 자신만의 진리에 대한 기만적인 확신도 더 커집니다.
병역에 관한 인지부조화는 병역필자들에 대한 정당한 대우로 해소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진리에 빠진 사람에 대한 대처는 그의 담장에 돌맹이를 던지지 않는 것일테지요. 나의 세계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려 들지 않는 한. 그것이 그들에 대한 유일한 정당한 대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사악한 저는 그런 자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비아냥대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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