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에 풍경 사진을 찍으러 조그만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마을 어귀로 나오니 수많은 차가 세워져 있더군요.
사진 찍으러 온 분의 차였습니다.
그 사이로 연세 있으신 분이 주차안내하고 계시던데
마을 이장님이셨습니다.
저는 차를 가져오지 않았고
버스를 타야 했기에 그분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죠.
이장님 말씀이
우리나라 25대 자연경관에 드는 곳이고
(제 마음속에서는 순천만과 함께 세량지는 가장 아름다운 곳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많은 사람이 몰려들기에
마을에 주차시설과 안내판 정도를 준비하려 했지만
지난 8년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하시네요.
마을 주민의 호응도가 낮고 관련 청에서 지원이 부족한가 봅니다.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죠.
그런데 참 마음이 좋지 않았던 것은
방문객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였습니다.
특히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 말입니다.
남의 밭에 아무렇게나 주차를 해서 훼손하기도 하고
새벽에 남의 집 앞에 주차하고
시끄럽게 떠들고
담배꽁초를 아무 데나 버린 답니다.
저도 목격한 '사실'입니다.
도무지 아름다운 자연을 담으러 온 사람의 행동이라고 여길 수 없는
온갖 지저분한 일을 저지른다는 것이죠.
이 소란에 마을 주민도 잠도 못 자고 마을이 훼손되니
호응을 할 수 없죠.
악순환이 계속되는 겁니다.
자연은 누구 혼자 지키고 보전할 수 없습니다.
함께 관심을 두고 보호하는 것이죠.
우리의 생명이기도 하고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과도 같습니다.
4대강... 같은 개수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요.
가지 말라는 곳 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자연을 담으러 가끔 다니며 저도 은연중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나 걱정입니다.
부디 정신 좀 차리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경치 조용히 감상하고 조용히 찍고 오면 좋겠습니다.
그 정도 양식도 없으면 아예 가지 않는 것이 더 낫겠습니다.
이장님 말씀도 이해 가고
마을 주민의 행동도 수긍이 되는데
몰지각한 관람객의 행태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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