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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 관련 토론을 끝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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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1 16:06: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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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 관련 토론을 끝내며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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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훈 [가입일자 : 2002-04-27]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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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며칠 전 부터 진화론의 정당성과, 거기에 추가하여 진화론과 창조설 의 대립 문제에 관해 회원님 몇 분과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그중에서는 훌륭한 태도를 보여주신 분도 있고, 기대에 전혀 어긋나는 분도 있고, 처음부터 별로 객관적 지식추구를 위한 토론 룰(다시 한 번 반복하지만 간단 한 두 가지, 신뢰성 있는 근거와 논리)에 전혀 익숙하지않아보여서 말을 섞지 않기로 한 분도 있습니다.
반대로 저와 어깨를 맞대고 제 부족한 부분과 장황한 부분을 정리하시며 토론의 간명함을 위해 힘써주신 분도 있습니다. 이 분들께 특히 감사드립니다.
모두 인간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 모습에서 저는 어느정도 짐작은 했으면서, 그래도 막상 직면하니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토론의 룰을 지키지 못하는 분들이 전부 보수 기독교 근본주의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역은 사실이 아닙니다. 후경님이 그것을 증명했죠.)
저는 자연과학자가 아닙니다. 제 전공은 인문학입니다. 그러나 인문학도 엄연히 과학적 방법론을 따릅니다. 당연한것이죠. 자연과학이건 인문과학이건 이세상에 객관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모든 "학문"은 과학적 방법론 없이는 성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과학적 방법론이란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처럼, 신뢰성 있는 증거와 논리를 통해 가설을 세우고 입증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론은 베이컨이 최초로 경험적 방법론을 명확히 정립한 이후 현재까지 변함없이 신뢰성을 가지고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모든 과학자들의 공통언어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과학의 바운더리 안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과학적 방법론과 토론의 규약을 전혀 준수하지 않는 사람도 다 보게 되는군요. 희안한 일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덜덜 덜리는 손으로 상대의 등에 칼침을 놓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 칼은 날이 무뎌서, 아니, 아에 칼 날 자체를 간 적도 없으므로 칼날이 없어서 가벼운 상처조차 입히지 못합니다. 저는 이런 분들과는 말을 섞지 않습니다.
저는 자연과학자들의 연구와 그 헌신적인 자세에 늘깊은 존경심을 표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저는 다시 태어나더라도 세부 자연과학으로서의 과학을 전공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전문성이 압도적이기도 하고, 제 관심은 그 프론티어에서 미지의 영역을 발견해나가기 보다는, 발견된 영역을 유기적으로 구축하는데 더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로 저는 과학적 방법론과 해석학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의 사정은 열악하지만 서구의 대학에서 전공으로 생물철학이나 물리철학등의, 각 세부자연과학 항목들의 해석학으로서 그 과목들을 설정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작업이 각 세부 자연과학항목들의 중요도에 견주어 손색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필수적으로 필요하기도 하고요.
과학적 토론을 하는데 전공이나 학벌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전공하지도 않은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대학을 나오지 않고 독학을 했더라도,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지 않고, 여러 저자들을 사숙하며 필요하면 실제로 만나 질문을 던지고 인터뷰하면서 공부해 나가면, 그리고 그런 공부를 통해서 자신이 확실히 책임질 수 이는 말만 한다면, 어떤 전문가와 토론해도 당당히 겨룰 수 있습니다. 반면 자신을 속인다면 학벌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죠.
일례로 한국에서 정확한 번역과 학문의 이해를 공인받는, 제일가는 과학책 번역가이신 이한영님같은 경우에는 대학에서 미학과 문예창작을 전공하셨습니다.이 분은 해당분야 책을 번역하기에 앞서 해당저자들과 엄청난 양의 서신을 주고 받습니다. 이런 태도라면 과학적 토론에 있어서 이분과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분들이 얼마 되지 않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겠죠.
저는 과학주의자라는 말이 보수교계에서 과학적 방법론을 신봉하는 사람들을 깎아내리기 위해 악의적으로 쓰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것이 훈장이 되기도 합니다. 바로 리처드 도킨스같은 대 학자도 그런 칭호를 받았으니 제게는 너무나 과분한 훈장이라 물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주셨으니 감사히 받죠.(그러나 여전히 저는 토론의 규약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과의 토론을 거부합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이 더 정직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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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경험과학의 중요성은 저도 진심으로 동감해 마지 않지만,<br />
위에 단 덧글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정작 자연과학자, 경험과학자들이,<br />
사고의 과학성, 논리성에서 박약하고 그런 훈련이 얕다는 점에서,<br />
사고 자체의 과학성, 논리성을 다루는 언어, 철학이 정말 중요한데도,<br />
우리나라는 이 근본을 너무나 경시합니다. 한국 사회의 반민주성은 이에 기인한다고 봅니다.<br />
그러하니, 교육도 근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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