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조그마한 복사집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주로 오는 손님들은 부동산부로커(좋은말로 부로커, 90%이상이 사기꾼) 들입니다.
이 부로커들이 서울은 종로3가 신설동 청량리 영등포 강남역 일대 다방이나, 커피숍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들이 들고 다니는 서류가 건축공사에 필요한공사계약서, 건축도면, 허가서, 견적물량내역서 등 건축에 관한 서류들입니다.
공사건이 하나 생기면 건축주와 브로커가 계약금 몇백만원만 주고 공사계약서를 작성합니다. 대부분의 공사건이 건축주가
돈이 아쉬워 대출은 받은 상태인 경우가 태반이고....공사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실제로 공사가 진행되기는 어려운 상황이
여기 저기에서 터져 나옵니다.
이런 부실 공사건을 부로커가 덥석 물어서 실제로 공사를 진행할 건설업자를 물색하여 하청을 주는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아 챙깁니다...이런 식으로 3단계정도 내려면서 각자 리베이트를 챙깁니다.
토지에 하자가(대출, 근저당설정 등) 많아서 공사를 물었다가 포기 하는 업체도 많이 생깁니다.
처음에 건축주와 공사계약을 했던 브로커는 또 다시 처음부터 공사 업자를 물색하게 되고...반복 됩니다.
반복되는 과정에서 복사서류를 가져와서 복사를 하게 되는데...
처음에 나왔던 건축도면을 여러번에 걸쳐서 복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예...PDF파일로 만들어서 보관을 하고 있습니다. 복사를 해갔던 서류를 술먹고 잃어버리거나 지하철에 두고 내리는 경우도
있고 해서 PDF파일로 만들어 놓으니 여러모로 손님이나 본인이나 편리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브로커 중에 단골이 생기게 되었고...
단골손님이라고 외상을 주게 되었지요...
외상을 주다보니 그 금액이 커지다보면 한순간에 자취를 감추게 되더군요
몇만원에 자취를 감추는 놈이 있는가 하면 몇십만원이 될때까지 버티는 놈
이래저래 외상을 주다 보니 돈도 못 받고 손님도 잃고...속도 상하고..
외상값 떼어먹고 안나타나면서 가게 앞으로 지나다니는 것은 몇번 목격하기도 했지만..뛰어가서 돈을 달라고 한적은 없습니다.
적반하장으로 본인하고 싸워서 우리가게에 안다닌다고 헛소리를 하고 다는다는 얘기를 다른 손님으로부터 들었습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외상을 안 주기로 했습니다.
화이트 보드에 빼곡히 적혀있는 이름과 금액을 보면서 외상불가를 외칩니다.
오늘 아침에 문제의 쓰레기같은 놈이 찾아 왔습니다.
파주군 봉서리 588번지의 00호 도면이 있느냐고 물어 보더군요..
그래서 요근래 자주 찾는 도면이라 기억이 나서 "네..금액은 일만원 입니다...."
쓰레기 : 내가 지금 지갑에 돈이 5만원 있는데... 5천원만 주고 5천원은 다음에 와서 주겠다 .. 손님 만나서 접대해야 한다고함.
(어쩌다가 잊어버릴만하면 오는놈입니다)
나 : 손님 외상은 곤란합니다. (화이트보드를 가리키며) 저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외상을 준 후 못 받고있습니다
쓰레기 : 그렇다면 다른사람한테는 외상을 주었다는 건데 왜 나는 안된다는거냐?
나 : 말씀드리다싶이....지금은 어느 누구에게도 외상을 주고 있지 않습니다.
저기 적혀 있는것을 보며 외상을 주지 않습니다. 또한 몇십만원까지 외상 줬던 것은 포기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와서 복사 해 가십시오.
쓰레기 : 왜 이렇게 빡빡하냐?... 내가 여기와서 외상한적도 없고 다른 사람 보낸 적도 많은데...왜 저런 사람들하고 나를 비교 하느냐?
나 : 손님 기분나쁘게 생각하시 마시고 제 입장도 생각해 주세요
쓰레기 : 기분이 안나쁘게 생겼냐? 나는 저런사람하고 틀리는데 왜 외상을 달라는데 안주냐?...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
드디어 쓰레기 입에서 썅소리가 나오기 시작
나 : (열받음) 당신한테 외상 못 준다는데 왜이래?
쓰레기 : 이..ㅆㅂㄴㅁ (양복 저고리 를 벗음) 어디다 대고 당신이야? 내가 당신이야?
나 : 그럼 당신한데 당신이란 말을 쓰지..뭐라고 쓰나?
쓰레기 : 야, 너 죽을래? (한대 치려는 동작을 보임)
나 : 칠려고? 그래 한대 쳐봐라...
쓰레기 : 내가 그동안 여기 보내준 손님이 얼마나 많은줄 알어?
나 : 보내주긴 뭘 보내줘?
이런식으로 몸싸움까지 갔습니다.
물론 제가 좀 빡빡하게 굴은 면도 있습니다.. 그까짓 5천원 안 받고 해 줘도 그만이지만..
매일 오는 손님두 아닌데 편의를 봐줄 손님은 아니였거든요..
아침부터 비두 추적추적 내리는데..별 일이 다 생기네요..
마누라가 손님하고 싸우지 말라고 했었는데....
참다가 터져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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