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님께 답함-1
제가 무례를 범하면서까지, 까칠하게 한 이유도 말씀드릴게요. 솔직히 이 정도로 무례하면 후경님이나 민우님 같은 분들은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진화론에 대해서 반박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관련서적을 찾아읽고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가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춘규님도 처음에는 선의로 대했지만 민우님도 확인하셨겠죠 저 낮뜨거운 현장을. 저는 아마 맢으로 춘규님과 말을 섞을 생각을 하지 않을겁니다. 김명일이란 자는 처음부터 알았으니 두 말할 것도 없고요.
실제로 제 주위에는 그런식으로 시작해서 열렬한 진화론 전파자가 된 경우가 두 명이나 있거든요. 지적으로 성실한 친구들이죠. 지금은 한국의 진화론 관련 연구자중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장대익씨도 약간 다른 경우지만 생물학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창조과학회 활동을 하다가 진화론을 접하고 방향을 완전히 선회해서 공학을 중단하고 옥스포드와 터프츠 등에서 공부한다음 지금은 정력적인 진화론자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왜 민우님은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자신이 모른다고 세상에 그런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세요?ㅠ.ㅠ
현대 인간관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는 진화론과 신경과학이 역사가 얼마고 축적된 성과가 얼만데, 윤리학이나 존재론과같은 분야에서 해석과 설명을 내놓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민우님은 그런 분이셨습니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뭔가 모르는게 있으면 먼저 실제로 무엇이 존재하는가를 알아보고 자신의 신념을 피력하시는, 그런 분인 줄 알았어요.
이미 진화윤리학, 진화행동학, 신경윤리학, 인지윤리학등의 학문분야들이 속속 등장해서 꽤 철학적으로도 감동적인 성과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책들이 국내에 번역이라도 안됐으면 말도 안해요 상당히 중요한 저작들이 이미 오래전에 번역완료된 상태입니다.
왜 자신이 모른다고 진화론이 인문학적인 분야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세요?
제가 게으르고 경박하다고 이야기한 건 특정분야에 대해서 몰라서가 아니라, 이렇게 민우님이 모르면서 아는 척을 했기때문입니다. 안 그런가요? 정말 스스로 경박하고 게을렀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그정도의 지적 성실성으로 논의에 참여하셨다면 명백히 민우님의 잘못이고 반성해야 하는겁니다. 제가 민우님이 미워서 이렇게 몰아붙이겠어요?
소싯적 책좀 읽고 지식인연 했던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토론에 관한 양식좀 가지고 살자 이겁니다. 솔직히, 저는 한국 어버이연합과 새누리당, 그리고 보수 기독교인들 말고는 이런 태도를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
왜 스스로를 그들과 동급으로 놓으려고 하세요.?ㅠ.ㅠ
반면 장준영님의 합리적이고 사려깊은 태도는 오래전부터 저를 감동시켰고 저는 무신론자이고 준영님은 기독교인이지만 저는 준영님과의 대화를 매우 즐겁게 즐깁니다.
후경님이 보여주신 태도도 훌륭했고요. 아마도 앞으로도 저는 후경님의 글을 매우 신뢰감을 가지고 읽을 겁니다.
이제 정말 줄입니다. 저 지금 밀린 일이 너무 많아서요. 밤에 글 확인하겠습니다.
이민우
2012-04-20
13:25:21
깜놀;;
뭐 이렇게 까지 하실건 없는데.. -_-
본문글이 기존글 리플로 있으니 그쪽에서 하시지요.
그쪽에 답변 달아보겠습니다.
용정훈
2012-04-20
13:27:37
이쪽에서 하죠. 그리고 저는 지금은 시간없습니다 바로 나가봐야 해요. 다녀와서 확인하겠습니다.
이쪽 덧글로 옮겨주세요. 못 믿으시겠지만 민우님을 위해서입니다. 저는 아직 민우님의 양식을 믿습니다. [del]
이상규
2012-04-20
13:44:46
신이 창조한 세상이어야 가치가 있고, 스스로 존재하는 세상이라면 가치가 없고 그런가요?
지금 한세상 살고 인생이 끝이라면 그렇게 가치없는 삶이 되나요? 꼭 사후세계가 있어야 하나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여기는데요. 죽어서 천국에 간들 뭐가 다르겠습니까. 덧없긴 마찬가지죠.
신의 말씀이든 아니든, 좋은 말씀 듣고 지키면서 바르게 착하게 살면 그것으로 된 거 아닌지.
사람의 욕망이라는게 참으로 크고 놀랍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이민우
2012-04-20
13:56:34
정훈님의 진의?를 의심하는건 아니지만 이건 좀 경우에 어긋나는것 같습니다.
사사로운 농담이나 심한 장난이야 웃으며 넘어가지만 이건 좀 선을 넘으시는것 같네요?
이런 일방적인 주입?식은 곤란해요.
입장바꿔서 제가 정훈님더러 성서와 관련정보를 모두 접하라고 강요한다면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장명호
2012-04-20
14:08:49
용정훈님께서 성서나 관련정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아는 척하는 내용이 없는데, 왜 그런걸 강요받겠습니까?
권윤길
2012-04-20
14:18:33
진의야 어떻든 용맹 DNA를 꿈틀하게 하는 대화법인 듯 싶은...
이런 훈육에 가까운 분위기의 글은 쫌 그렇네요. 서로 그럴 정도의 관계는 아니잖아요. =_=;;;
암튼 어쨌든지간에 이민우님 폭발 자제효. ㅜ.ㅜ ㅎ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이민우님께 답함-2
이민우님, 저는 신앙으로서의 기독교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때문에 그 기독교인들의 신앙에 대한 판단을 함부로 공적인 자리에서 이야기 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저도 구약과 신약을 3번 완독 했습니다. 종교현상으로서의 기독교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요. 그리고 나름대로 결론을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정도 가지고 남들이 평생을 헌신해온 종교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실례하는 것 쯤은 알기 때문에 언급자체를 피합니다. 가끔 가까운 사람에게 질문을 하죠 하지만, 이민우님처럼,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서 단정적인 비판을 한 적은 철들고 없습니다. 공부하는 사람은 그래야 한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러나 종교가 정치나 과학에 발을 들이밀 때는 다릅니다. 정치에 대해서는 제가 많이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다른 분들의 의견을 참고하여 나름의 판단을 내리는 정도지만, 진화론에 관해서는 꽤 오랫동안 공부해왔습니다. 올해로 진지하게 책을 잡은지 10년이 조금 넘었고, 그 때문에 다른 다양한 학문적 관심사를 많이 접었기 때문에 "조금 안다"는 표현이 과하지는 않을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진화론에 관련해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이야기하기 시작한것은 몇년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잘 모르니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민우님은 어떠셨나요? 진화론에 대해 거의 모르시는 민우님이 진화론의 연구성과와 그 범위에 대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정적인 판단을 내렸습니다. 과연 이것이 선춘규님이나 이명일님의 발언과 얼마나 차이가 있나요?
운동선수 출신의 철학자 김영민(문대성과는 얼마나 다른지!)은 평소 소위 지식인연 하는 자들이 공허한 논쟁을 혐오했습니다. 왜냐하면 말은 칼이 아니라서, 자신이 치명적인 실수를 해도 혼자만의 세계에 틀어밖여 혼잣말을 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감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잠시 김영민의 공부론 한 귀절을 옮기겠습니다.
폭력의 개입 없이는 필경 공부에 이르지 못한다. 타자와 투수가 홈런과 삼진으로 주고 받는 폭력의 개입, 주자와 야수의 충돌이 선사하는 새삼스러운 내 몸의 현실! 진정한 타자, 진정한 폭력과 만남(충돌)이 없는 문사들의 논쟁은 그런 뜻에서 대체로 사이비다.
피아의 구별도, 심지어 무기와 몸의 구별조차 없는 두루뭉술한 관념적 혼란과 혼동으로는 공부의 기본에도 이르지 못한다. 그들은 죽지 않으며 그러므로 살지도 못하며, 그렇기에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타자성의 체험에도 이르지 못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야비하며 게으른 짓인지요? 이명일님이나 선춘규님이 한 짓이 바로 이런것입니다.
그들은 위의 언급대로 죽지 못했기 때문에 살지도 못합니다.
또, 민우님이나 전병열님이 한 토론 중 한 일은 비유하자면, 자신없이 떨리는 손으로 칼침을 놓으려 했던 것입니다. 물론 그런 무딘 칼은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김영민의 글을 조금 더 옮겨보죠.
공부하지 않는 이들, 자기 생각과 경력의 오연 속에서 자의식의 깃바을 꽂은 이들, 싸워도 영영 죽지 않는 이들, 그리고 타자의 세계를 오직 자기생각을 번식시키기 위한 뻐꾸기 둥지로만 여기는 이들에게 세상은 오직 자기생각의 초상으로만 의미 있는 관념의 덩어리이다.
저는 최소한 민우님은 이들과 다르기를 바랬습니다. 그래서 글을 옮기고 새롭게 콜로세움을 만들어 사람들 앞에서 누군가 정직하게 죽고 그럼으로서 다시 새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중명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모든 논쟁이 이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칼을 함부로 뽑으시는지요? 저도 어렸을 때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선춘규님과 이명일님과는 달랐던 것이, 저는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틀렸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 저는 잘못을 인정하고 논쟁에서 졌으며, 이런 실수를 줄이겠다고 상대에게 고백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지금 제가 간 칼이 반드시 상대의 몸 속에 들어가리란 확신 없이 칼을 뽑지 않는 법을 배웠고, 죽지 않고 살지도 않는 대신, 몇 번의 죽음을 통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이만 하면 제가 자꾸 민우님을 자극하고 경기장으로 불러내는 이유를 감지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끝까지, 누가 한 사람 죽을 때까지 페어플레이 합시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함부로 칼침따위를 놓는 양아치가 되지 말고 조용히 물러나 은근히, 혼자 칼을 갑시다.
그 칼이 상대의 몸 속에 들어가 상대를 죽이고 그러해서 다시 상대를 살릴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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