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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경님이 제기하신 진화론의 의문에 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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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9 20:5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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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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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경님이 제기하신 진화론의 의문에 관하여.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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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훈 [가입일자 : 2002-04-27]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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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경님의 질문:
예를들어 초보적으로 의심할수 있는 원숭이와 인간 사이의 진화체라든가 기린의 목길이등(제가 교과서에서 보았던것을 기억하면 짧았던 목이 점점 길어진 것인데 그 중간의 진화체라든가) 진화는 점점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현시점에서 보면 완성체들만 있는것 같습니다.
인류조상이 원숭이라는데 그 중간체가 없다는 점에서 그것도 도저히 믿을수가 없고요.
이 의문은 과학에 무식한 저의 초보적인 의문이지만 학계에서도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고 신문에서 본적이 있는데 내용은 기억 못하겠고요.^^
일단 제 초보적인 의문을 풀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답:
일단 후경님이 사실이라고 가정하고 있는 것이
1. 인간의 조상은 원숭이고, 원숭이와 인간 사이의 중간체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2. 기린의 목 길이는 점점 길어졌는데, 현재 기린의 목 길이는 긴것들만 있고 점점 길어지는 중간 진화과정에 있는 것들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 것이죠? 둘다 바로 "읽어버린 고리"라고 통칭되는 진화론에 대한 의문제기의 일종입니다.
그런데 후경님이 질문하신 사안들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첫째, 인간은 원숭이의 후손이 아닙니다. 진화론을 전혀 접해보지 못했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의 오해일 뿐이죠. 인간과 다른 유인원들, 원숭이 들은 그 공통조상의 후손입니다. 예를 들면 인간과 챔팬치의 공통조상은 약 600만년경에, 인간과 침팬치로 분기했고, 인간, 침팬치의 공통조상과 고릴라군의 공통조상은 약700백만년전에 분기했습니다. 이것은 DNA의 평균변이속도를 방사성 동위원소 붕괴와 같은 다른 자연계의 '시계'와 대조해서 얻은 결론으로 매우 신빙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공통조상들의 화석들이 발견되고 있느냐,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런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화석이란 것은 매우 부패하거나 파쇄될 가능성이 높은 생명의 구성물질들이 시간의 힘을 이겨내고 버텨낸 매우 드문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화석을 찾아내서 인간과 챔팬치의 공통적인 조상으로서의 특징을 발견한다고 해도, 이것이 인간과 챔팬치의 공통조상이기보다는 같은 시기에 생존했던 사촌종의 화석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러나 이런 화석들은 지금도 속속들이 발견되고 있죠.
예를들어, 인간의 진화적 고리들로 평가되고 있는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에르가르투스, 호모 하빌리스,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속, 여러 종들 처럼 인간이 침팬치에서 분기해서 인간으로 발전되는 도정에 있었을것으로 추정되는 화석들이 엄청나게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런 화석들은 특히 인간 종에서 가까울 수록, 한 두점이 발견되는 수준이 아니라, 각 종마다 몇십에서 몇백구 이상이 발견됩니다. 너무나 수가 많아서 각 대학 학에관들이 아직도 제대로 분류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그 위로 올라가도 사정은 마찬가지 입니다. 인간, 침팬치, 고릴라, 오랑우탕의 공통조상으로 추정되는 프로콘솔이나, 시바피테쿠스(원래는 라마피테쿠스였는데 학명규약상 먼저 발견된 시바피테쿠스를 따라 라마피테쿠스는 더이상 쓰이지 않습니다.)같은 종들의 화석들도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화석이 아닙니다. 위에서 언급한 분자유전학적 사실들만으로도 증거는 충분하거든요. 화석은 덤입니다. 이미 진화론을 주장할 필요중분조건이 갖춰졌는데 화석까지 갖추게 되었으니, 양손에 떡을 쥔거죠.
두 번째로, 기린의 목에 대한 답변입니다. 진화는 어떤 현존하는 어떤 종이 현존하는 다른 종으로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후경님이 질문하신 원숭이->인간의 문제도 이런 오류를 가진 질문이었는데 이 질문도 마찬가지죠. 진화란 매우 오랜 시간동안 서서히 진행됩니다. 그러다가 환경이 어느정도 안정적이게 되면 그에 따라 진화적인 속도도 느려져서 종이 안정되죠.
따라서 현존하는 종들은 이미 자연선택에 의해 목이 덜 긴 경쟁상대를을 제치고 안정된 유전적 풀을 공유한 집단으로 고정되었기 때문에, 후경님은 목이 길어지는 진화적 과정들을 공시간적으로 목격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거이 통시적으로는 화석을 통해 증거로 남고, 동물들이 그런 식으로 진화되어 왔다는 증거들은 널리고 널렸죠.
일례로 묵미에서 발견되는 말의 조상들의 화석은 그 화것들의 순서가 너무 촘촘해서 누구도 말의 진화과정을 의심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정도면 대답이 됐을까요?
이어서 후경님의 반응에서 제가 느낀점을 적어보겠습니다.
후경님은 기본적인 진화의 이론들을 전혀 숙지 못한 상태에서 진화론이 말도 안되는 이론이라고 하셨습니다.
만약 어느 경제학자에게 경제학의 기본개념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혹은 철학자에게 인식론의 기본개념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학게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이론을 틀렸다고 한다면 그 질문받은 당사자의 기분이 어떨까요?
물론 저는 진화론을 전공한 학자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화론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게 거의 확실해보이는 후경임의 반응에서, 평소 존경하던 후경님이 매우 경박하다고 느꼈습니다.
대부분의 진화론 반대자들이 이와 같습니다. 후경님 뿐만 아니라 다른 글에서는 제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글을 쓰시는 많은 분들이 이러한 실수를 저지릅니다.
어떤 글에서는 우주론의 기본개념들을 전혀 모르시는 분들이 확률적 미세함을 지적하면서 빅뱅이론이 맞네 틀리네 하면서 서로를 추어올리는 광경을 목격하고 너무 민망했던 적도 있습니다.
사실 저는 우주론을 전공한 학자도 아니지만 그분들의 질문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답변드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너무 민망해서 그냥 글을 피하게 되더군요.
제가 이런식으로 까칠하게 글을 적는 이유를 혹시 유추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후경님은 아시겠지요.
더이상의 질문들도 저는 받아드릴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전에 일단 기본적인 책들을 통해서 기본논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의문을 가지시기들을 권해봅니다. 어떤 것을 비판하고 부정하려하면서 이정도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참 민망한 일이겠이요.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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