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여사 차 - 2 |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 |
2012-04-17 15:30:24 |
|
|
|
|
제목 |
|
|
김여사 차 - 2 |
글쓴이 |
|
|
김혜영 [가입일자 : 2005-06-24] |
내용
|
|
어제 글 올리고 무려 64개의 댓글에 감동했습니다.
저녁때 남편이랑 차근차근 읽어 보며 대화를 해 봤는데 결론이 애매합니다.
추천해 주신 차들이 다 괜찮은 차들인데 욕심을 내려니 5000만원대까지 올라 가더군요.
티코 사려다 그랜져 산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 상황...ㅎㅎ
제가 차를 사고 싶어하는 배경이 이렇습니다.
대학 졸업하자 마자 24살에 선생 노릇을 시작해서 이제 30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직장생활 하면서 아이 둘 키우고, 시댁 봉양하고, 남편 뒷바라지 하며 돌아보니
그만 50대에 덜컥 올라 앉은 겁니다.
살면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안하고 싶은 일도 많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에 맞춰가며
그렇게 살아 왔습니다.
제가 부담 많은 전후 베이비붐세대라 그런지 저희 세대는 대부분
지금 우리나이때부터 대접 받아 온 어른들 모시는 건 아직 20년, 30년 더 해야 할 것 같구요.
아이 둘 공부 시키고 시집, 장가 보낼려면 아직 20년은 더 뛰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말 하기 싫습니다.
요 아래 맞벌이 하시는 새댁인지 집 치우는 글이 나와서 읽어 봤습니다만
형편이 다 엇비슷했습니다.
여선생들이 일을 하네 안하네 하는 동료들 눈치 봐가며 미친 듯이 퇴근해서 아이 밥해 먹이고
치우고 나면 9시, 10시... 그 때까지 잠시 앉아 보지도 못합니다.
남편은 그 때쯤 들어와서 회사에서 늦도록 일하고 와서 피곤하다고 생색냅니다.
커피라도 한잔 끓여주고 과일이라도 한 쪽 챙겨 줍니다.
12시 넘어 잠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이제는 화장이나 분장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얼굴을 포장하고 출근을 하죠.
그래서 이제 그만 하고 싶은데 가정경제를 남편 혼자에게만 맡기자니
또 그사람이 너무 안스럽습니다.
그래서 그냥 문득 내가 하고 싶은 거나 하나 해 보자...이런 생각이 든 겁니다.
제 남편이 참 고마운 게 제 이런 기분을 이해하고 하나 질르라고 눈감아 주네요.
무리를 해서 하고 싶지는 않고 그냥 제가 남편 도움 받지않고
제 선에서 해결 할 수 있는게 3000만원대라 그 중에서 골랐고
지금 제가 가장 원하는 게 '작고 아름다운 차' 라서 미니를 1순위에 뒀습니다.
읽어 보니 미니를 빼시는 이유들이 대부분 운전이 어렵다 스포츠카 감각이다
이런 이야긴데 사실 운전은 오래전부터 많이 해서 잘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아예 파워스티어링이 안되는 포니를 7cm 구두 신고 잘 몰고 다녔구요.
옛날 이야기지만...ㅎ
포니- 엘란트라 - 마르샤 - 라세티해치백 - 그랜져 - 라세티 프리미어
요 라인이 제 차였습니다.
워스트는 엘란트라...차가 뭐 어때서가 아니고
은색 엘란트라를 다들 너무 많히 타서요
아파트 같은 라인 10가구 중 4대가 똑같은 차...ㅠㅠ
가장 만족했던 건 마르샤 같습니다. 무려 14년이나 탔습니다.
그랜져를 내 친 건 차가 너무 꿀렁거리고 시트가 커서 제 몸을 꽉 잡아주지 않아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50대가 되면서 운전하기가 정말 싫어져서 큰 차 타는 것이 부담스러웠구요.
3년전 라세티 프리미어를 살 때 이번에 들먹인 차 들을 물망에 올렸었는데
집에서 반대를 해서 못 샀죠.
근데 이제 갑자기 그런 상황이 너무 싫어졌습니다.
그냥 저 사고 싶은 차 한대 탈려구요.
미니가 여자한테 버겁다고들 하시는데 운전은 남자 못잖게 한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조금전에 대리점에 전화 해보니 문짝 2개짜리 쿠퍼가 매장에 있다니 한번 가 볼려구요.
문제는 제가 가지고 다니는 악기가 (첼로) 하드케이스에 넣은 채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만 통과되면 지를겁니다.
여러가지 도움말씀들 정말 감사합니다.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