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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수/반지] Hail The Victorious Dead!
음반리뷰추천 > 상세보기 | 2004-01-22 21:45:03
추천수 3
조회수   1,397

제목

[횡수/반지] Hail The Victorious Dead!

글쓴이

김주섭 [가입일자 : 2001-09-30]
내용
Related Link: http://club.wassada.com/brit

엄밀히 말해서 소프트웨어 리뷰는 아닙니다만, 명절 연휴에 밀려오는 심심함을 주체할 수가 없어 몇 자 적어봅니다.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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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l The Victorious Dead!





헬름 협곡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로한의 왕 세오덴이 연회에 앞서 잔을 들고 전사들을 위무하는 장면에서 던진 건배사(?)입니다. 대략 “승리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이여, 만세!”쯤으로 번역할 수 있겠지요.



사루만의 끄나풀 그리마 웜텅의 간교한 술책에 빠져 이성을 잃었다가 간달프 일행의 도움으로 제 정신을 차린 뒤 아들 세오드레드가 전사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오열하는 부정(父情)의 모습이나,

헬름 협곡의 전투시 건물에 갇힌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명예롭게 죽자!”며 검을 들고 앞장서서 말을 박차 진격하는 장면이나,

곤도르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은 후에 “And Rohan will answer!"(멋져서 쌀 뻔했습니다.)라고 한 마디 던져주고는 감링, 에오메르 등에게 병사들을 던하로우에 집결시키도록 명령을 내리고 나서 바람에 머리칼을 나부끼며 흘리는 독백, “이제 미나스티리스에서 우리의 운명이 결정되겠구나...”,

두말할 것 없이 ROTK 최고의 장면인 펠레노르 평원에서의 “Arise! Arise! ...Death! Death! Death!"(싸고 말았습니다.),

에오윈과 나누는 네 번의 대화...

제 정신 차리고 ”I know your face."...

연회에서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은 내가 아니다...슬픔은 젊은이의 것이 아니다.”...

던하로우에서 출격 전 날 에오윈을 달래주면서 내뱉는 자신의 최후를 예감한 듯한 대사들...

그리고 위치킹에게 목숨을 잃으면서 최후의 순간에 뇌까리는 “I know your face.", "이제야 위대한 선조들께 부끄러움 없이 눈을 감을 수 있게 되었다.” 등...

주옥같은 명장면을 쏟아내는 세오덴에게 어찌 빠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백성의 안위를 살피는 어진 위정자(간달프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헬름 협곡으로 퇴각한 것도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그의 용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로서, 혈육에게 보이는 애끓는 인간미, 노구를 이끌고 전투마다 최선봉을 자임하는 용맹스러움, 곤도르를 돕기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초개같이 던지는 용기와 우정... 정말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이렇게 매력 넘치는 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보로미르는 또 어떻습니까? 일견 그는 반지에 욕심을 내는 세속적인 권력자, 반지원정대에서 내부 균열을 유발하는 골칫덩어리 정도로 인식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반지에 관한 그의 일관된 주장은 절대반지를 선용(善用)하자는 것으로, 왕가의 후손이 나라를 버리다시피 한 상황에서 섭정인 아버지 데네소르를 보위하여 곤도르를 제대로 통치하겠다는, 이른바 선정(善政)에의 야심이 담겨져 있는 대목입니다. 로스로리엔의 숲에서 곤도르와 자신의 비극적인 미래를 예감하고 두려워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우르크하이 두목의 야비하기 짝이 없는 화살질에 곤도르의 대장이 어이없이 희생될 때 저의 가슴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아라곤이 그를 임종할 때, ‘my people'은 ’our people'로 바뀌고, 적대시하던 아라곤에 대한 호칭도 달라집니다. “너의 뜻을 따라야 했어, my brother... my captain... my king..."(이쯤 되면 거의 엉엉 웁니다.)



보로미르의 동생 파라미르는 배우 데이빗 웬햄의 섹시미 때문에(실제로 그의 차기작은 ‘Better Than Sex'라는 호주 영화입니다. 여기에서 그는 온갖 종류의 섹스를 하더군요.) ROTK에서는 거의 레골라스에 필적하는 인기를 누리는 캐릭터고, 아버지의 편애와 목숨을 건 무모한 원정 등 여러 가지 매력 포인트가 많은 편이지만, 죽지 않고 에오윈과 짝짝꿍에 성공하므로 여기에서는 빼기로 합니다.





할디르나 감링(확장판에서 죽는다고 하죠, 아마?)도 끼워 줍시다. 둘은 그다지 튀는 캐릭터가 아닌지라 별로 할 말이 없겠지만, 우정과 동맹을 위하여 싸우다가 목숨을 바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멋집니다. 세오덴처럼 이들도 대의명분을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맹스럽게 싸우다가 스러져 가지요. 엘프인 할디르는 부활한다니 좀 김새긴 합니다그려.

곤도르의 스튜어드, 엑셀리온의 아들 데네소르 역시 연구대상이긴 하지만 제가 원작을 읽지 않은 고로 논하기에는 다소 힘이 부치는군요.





마지막으로 저의 아이콘이자 반지 시리즈를 통틀어 최고의 연기파인 스미골/골룸을 아니 들 수가 없겠군요. 애초에 반지가 스미골을 유혹한 것은 그의 심성이 본질적으로 악해서라기보다는 그가 반지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서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친구 디골을 교살하거나 프로도와 샘을 교묘히 이간시키고 사지로 몰아넣는 음흉한 모습에서 그를 단순히 악한으로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악행을 반지가 지시한/반지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에 대해서 다른 시각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히려 스미골/골룸은 절대반지에 대한 일백프로 완전한 동경과 순수한 애정을 보인다는 점에서 아이러니컬하게 정이 갑니다. 모르도르의 운명의 산에서 프로도의 손가락 마디를 끊으면서까지 자신의 보물을 손에 넣은 그는 순전한 환희에 사로잡혀 길길이 날뛰며 춤을 춥니다. 반지를 이용해 조화를 부리거나 몸을 피하거나 할 생각 따위란 애초부터 그에겐 없으니까요. 그에게는 오로지 ‘마이 쁘뤠셔쓰'만 있으면 되는 겁니다. 피를 좀 본 후에 뒤늦게 정신을 차린 프로도와의 격투기 한 판 끝에 불구덩이에 떨어질 때, 그 표정 보셨나요? 가슴에 보물을 안고 지그시 두 눈을 감은 그의 얼굴은 제가 여태껏 본 가운데 가장 섹시하고 엑스타시스러우며, 평온하고 행복한 표정이었습니다.





Hail The Victorious, Glorious, and Honorable Dead!





몇 자 끄적거리다 보니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치는군요. 친구에게 빌려준 FOTR과 TTT 확장판을 당장 회수해야겠고, 여전히 ROTK를 상영하는 극장이 있는지 수배해봐야 하겠습니다. 며칠 전에 결제한 반지 원서를 왜 아직도 발송하지 않느냐고 아마존에 항의 메일도 한 통 날려야겠습니다.

반지가 있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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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demo.to 2004-01-22 22:58:32
답글

^^ 저처럼 반지의제왕 열렬팬이시군요. 새해에도 복많이 받으세요

허만인 2004-01-23 10:58:32
답글

동감입니다. 소설에서도 그렇고 영화에서도 가장 멋지고 감동적인 캐릭터는 세오덴 왕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간달프와 더불어 최고의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영민 2004-01-25 00:23:50
답글

잊혀졌던 감동이 다시 살아 나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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