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를 만난 곳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섬나라였다.
내가 삼면이 바다인데 무슨 섬나라냐?고 하자
그는 나랏님이 '사면이 바다'라고 했으니 그런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아침부터 아침까지 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가 굉장히 큰 부자일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나.
그는 겨우 밥먹고 살 정도였지 부자도 아니었다.
'주인님 덕분에 이만큼이라도 먹고 산다'
'주인님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
그는 자신이 밤낮없이 열심히 일한 가치가
얼마만큼인지 알지 못하였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의 주인이 호의호식하는 것은 그의 주인이 훌륭해서라고 하였다.
그는 주인집 마님은 다아이몬드 반지를 발가락에 끼어도 이쁘다며 자랑하였다.
주인님 주인님 우리 고마운 주인님이라며 하늘처럼 받들었다.
그의 아이들도
한창 자유롭게 뛰어놀고 공부하고 해야할 나이에
그처럼 주인집 아이들에게 꼼짝도 못하며 명령에 순종하였다.
아버지를 돕는다는 이름으로 따로 댓가도 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알고보니 그렇게 죽자고 충성을 하는데도
그의 주인은 그를 믿지 못하여 하루 24시간 그와 그의 가족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려줬을 때도 그는 '그럴 리가 없다'고 하였다.
증거를 보여주자 '주인님이니 당연하다. 이렇게까지 관심을 주시니 황송하다'고 하였다.
어느 날 그의 딸이 주인집 큰 아이에게 성희롱을 당하는 일이 생겼다.
그러나 그는 주인님과 주인집 큰 아이에게 사죄를 하기에만 급급하였다.
그는 딸이 저항한 것이 주인님에게 불경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무슨 죽을 죄를 지은 사람인 것 같았다.
보다 못한 이들이 그를 돕고자 하였으나 그는 오히려 화를 내며
자신의 주인은 훌륭한 분이라며 도우려는 사람들을 욕하였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가 '뼛속까지 노예'라는 것을 인정하니 비로소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불쌍한 사람...
그는 그렇다 치고 그의 아이들은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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