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는 산골짜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ATM도 회사에서 거래하는 주 거래 은행인 신한은행 ATM만 사옥 1층에 하나 있습니다. 제 주 거래 은행은 하나은행이구요. 그런데 얼마 전에 입주한 입주사의 주 거래 은행이 외환은행이어서 오가면서 그런가보다 했었지요. 뭐 외환은행이나 신한은행이나 저한테는 크게 다르지 않아서 수수료를 내야했습니다. 그래서 점심 먹으러 나갈 때나 가끔 현금 인출해서 오곤 했었구요.
며칠전에 우연히 입주사 층에 위치하고 있는 정원에 잠시 나갔다가 외환은행이 하나은행과 합병되면서 ATM도 같이 쓸 수 있다는 걸 알게됐습니다.
편하고 수수료도 없어 좋긴했는데...외환은행이 하나은행과 합병되기까지 과정이 떠오르면서 그 부도덕함이 생각이 났구요.
그런데...제 개인 입장에서는 너무 편해졌어요.
그런 생각들이 확장되면서 "어쩌면 마르크시즘이 실패한 이유는 그런게 아닐까? 인간에게 너무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나 고결함을 요구하면 안되는 건 아닐까? 사람은 어떤 계기로 단호한 결의가 생기지 않는 이상 자신의 작은 이익 또는 편리를 따르게 되어있다."는 쓰잘데기 없는 생각까지 넓어졌습니다.
이정희 의원 건을 보면서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어떤식으로든 욕구가 개입되는 순간 그 욕구가 옳은 것이든 그른 것이든 험하고 힘든 길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밑장을 뺐으니 오함마를 가져와야하는 사안임에는 분명하지만...이정희를 잃기는 심정적으로 힘든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할까요?
진보가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건..꼭 정말 그래야한다는게 아니라(원래는 누구든 도덕적이어야 하구요..^^) 역공을 피해야한다는 이유인 것이 더 슬픕니다. 머리로는 이정희 의원이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생각이 들지만...마음으로는 그렇지 않은 이 상황이 조금 혼란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비론은 피하려 합니다. 제가 관악을 지역구민이었다면...이 상황이 어떻게 정리가 되든 야권단일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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