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보다는 일본식 워터 드립 커피가 정확한 말이라고 하더군요.
워터드립 커피는 풀냄새, 흙냄새라고 하는 아로마.... 향이 그냥 납니다.
와인 맛이라든가, 쵸촐렛 맛이라든가 이런 복잡 다단한 맛들이....그냥 느껴집니다.
노력하지 않아도, 복잡하게 어렵게 비싼 기계로 커피를 내리지 않아도
그냥 알게 됩니다. 이상하게도 비슷한 방법인 침출식으로 하면 왠지 좀 지저분한
맛이 나고요. 워터드립으로 하면 깔끔한 고해상도의 맛이 뛰어난 분리도로
느끼게 됩니다. 참 간단하면서 획기적인 커피 추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전공도 화공이고, 하는 일도 그런 일들이라서 그런지 점점 빠져들고
집착하게 되는군요. 정작 업무는 소홀히 하고 있고요. 커피 추출 공정에 심취 ^^
용해 온도에 따른, 시간에 따른, 필터에 따른, 공정에 따른.....
복잡한 유무기 화합물인 커피 콩에서는 당연히 그에 따른 다른 맛이 나겠죠. ^^
에소프레소에 비하여, 자연의 원리를 그대로 이용하는 ( 돈안드는 ) 공정으로
쉽고, 고정비가 참 저렴합니다. 그리고, 제가 싫어하는 떫은 맛인 탄닌이
워터드립에서는 적게 추출되면서, 다른 다양한 맛과 향이 더 추출되는 것 같습니다.
워터드립 커피를 꼭 얼음에만 드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먹어보니
전자렌지에 데워 먹거나, 끓인 물과 혼합하거나, 뜨거운 우유랑도 잘 어울립니다.
저는 냉장고에 보관한 워터드립 커피를 에소 잔에 따른 후, 딴 짓 하다가 온도가 좀
올라가면 마십니다.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고요.
은은히 올라오는 향과 진한 맛을 즐기죠. 워터드립 에소라고나 할까요!
필터를 종이로 사용한 것과 융을 사용한 것과는 참 차이가 큽니다.
융을 사용한 것이 커피 오일이 제거되지 않고 추출되어서,
몽글몽글한 느낌의 커피 오일이 입안과 혀끝에 느껴지면서 커피의 향과 맛을
더욱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저는 융을 사용 후에 뜨거운 물로 대충
세척한 후에 손으로 꼭 짜서, 말린 다음 커피 내릴때 한번 뜨거운 물로
세척하여 사용합니다.
콩은 많은 분들이 예가체프나, 케냐 AA를 주로 드시는데,
여러가지 콩과 블랜드 콩을 내려보니, 맛이 콩 따라 가더군요.
에소용 콩은 에소 맛이 나고, 드립용 콩은 드립 맛이 나고요.
물론 에소나 드립보다는 향과 맛이 더 풍부하고 오래가고, 떫은 맛은 덜하죠.
요즘 발견한 괜찮은 콩 하나가 루소 아라비카 200입니다.
브라질 세하도, 콜롬비아 슈프리모, 에디오피아 예가체프, 탄자니아 AA 블랜드
콩인데, 예가체프나 케냐 AA처럼 꽃향기와 과일 맛이 나면서, 또한 에소의
깊은 맛도 느껴지는 콩 블랜드입니다. 워터드립도 블랜드 콩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드립과 가깝다 보니, 에소블랜드보다는 드립 블랜드가
더 잘 맞는 것 같고요. 실패 확률도 적은 것 같습니다. 당근 강배전보다는
중배전이 더 잘 맞고요.
시골호빵맨님의 워터드립기구를 쓰는데, 뽀대보다는 커피의 향과 맛에 초첨을
맞춘 좋은 추출기구하고 생각합니다. 가격도 저렴하고요. 깨질 염려도 없고요.
아무튼 요즘 에소보다는 워터드립으로 커피를 주로 마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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