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금요일이었습니다.
거래처와의 약속이 급해져서 서두른 탓인지
도로에서 골목으로 우회전하였는데
보행하시던 분과 제 차 우측 백미러가 닿아(추정)
그분께서 쓰러지셨습니다.
정확하게 상황을 이야기하자면
저는 이미 우회전을 한 상태였는데
갑자기 오른쪽에서 "콩" 하는 소리가 났고
무슨 일인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다가
앞을 보니 사람들이 제 우측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기에
순간 차에서 튀어나와 오른쪽으로 가보니
어떤 아주머니께서 웅크린 채로 제 차 옆에 앉아계신 겁니다.
아주머니는 검은 외투를 입고 계셨는데 머리에 후드를 깊숙이 눌러쓰신
상태로 주저앉아 계셨습니다.
순간 머리가 하얘지면서 정말 놀랐습니다.
바로 정신을 차리고 아주머니께 상태를 여쭙고 부축하여
제 차 옆자리에 앉혀 드리고 근처 정형외과로 향했습니다.
부축하여 모시고 진료를 받았죠.
통증이 있으시다는 머리, 팔꿈치 그리고 골반 쪽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계속 제가 부축하여 모시고 다녔습니다.
다행히 사진상으로나 겉으로나 상처나 부은 곳은 전혀 없었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 그렇게 진단하셨고요.
그런데 아주머니께서 계속 어지럽고 구토증세가 있으시다고 하시더군요.
옆에서 제가 관찰하며 아드님이 오신다기에 기다리고 있었죠.
아주머니를 물리치료실에 모셔 드리고
바르는 파스를 수납대에서 사고
근처 약국에서 처방전을 들고 약을 타왔습니다.
그러니 아드님이 오셨더군요.
아주머니에 이어 아드님께서 정중하게 사과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제 잘못이 크니 불편하신 곳이 있으시면 병원에 앞으로 가셔서
계속 진료와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요.
아까 진작 보험사에 전화했고 지불 보증 및 처리를 한 상태였거든요.
아드님도 큰 사고는 아니어서 다행이라며
후유증이 걱정이니 지켜보면서 치료하겠다시더군요.
두 분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나와
영업지로 향했습니다.
사고 이후 1시간 30분 가량이 지났고 거래처와의 시간 약속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주머니 몸 상태가 더 중요했었으니
어쩔 수 없었죠.
일단 우회전해서 골목길로 진입하는데 부주의했던 제 잘못이 가장 큽니다.
그리고 그날 그시간에 갑자기 눈이 와서 그러셨겠지만
외투의 후드를 깊게 눌러 쓰신 아주머니께서 아마도
땅바닥만 보고 골목길을 가로질러 가셨기에 시야가 한정적이어서
제 차를 보지 못하시고 백미러와 콩 부딪히시고 길에 넘어지신듯합니다.
사실 제가 보던 전방 시야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기에 이렇게 추정합니다.
블랙박스가 시야각 120인데도 사고 상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회전이 끝난 상태에서 백미러 혹은 조수석 문이 타점(?)이었겠죠...
저도 겨울에 가끔 후드티셔츠의 모자를 푹 눌러쓰는 일이 있는데
이러면 시야가 말 그대로 경주마처럼 앞만 보이죠.
좌,우측의 상황이 전혀 보이지 않고 때론 소리도 잘 들리지 않습니다.
아무튼, 운전을 한 제가 잘못이니 모든 책임을 져야 하죠.
보험담당자는 인사사고라 무조건 보험료 할증이 있을 것인데
자기가 보기엔 아직 종결되지 않은 일이라 섣불리 말하긴 그렇지만
4등급(며칠간의 가벼운 통원치료)으로 10% 미만의 할증이 예상된답니다.
하지만 혹시 3등급(골절이 아닌 타박상 및 염좌 등의 지속적인 통원치료)로
20% 보험료 인상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요...
저 매우 반성하고 있습니다.
부주의하고 성급했던 제 운전과 태도에 대해 말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아주머니께서 별일 없으시면 좋겠고요.
쓰다 보니 하소연도 들어있는데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부끄럽고 창피하고 죄송함을 무릅쓰고 글을 올렸습니다.
부디 여러분께서도 제가 겪은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안전한 운전 그리고 주의하며 보행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 초 보험담당자와 통화하니 아주머니께서 집근처 병원으로 바꾸셔서
통원치료를 받고 계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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