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욜날 딸내미 유치원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근데 시간이 6시라 저녁식사 시간도 애매하고 해서 그냥 갔습니다. 30분까지 오라고 해서 30분전에 맞춰서 갔는데 이미 유치원은
아비규환. 보통 발표회때 할머니나 와이프만 보냈는데 딸내미가 이번에는 꼭 오라고 성화여서 함 가볼려고, 칼짜이즈 렌즈까지 사서 갔지 않겠습니까?
의자들은 모두 자리가 잡혀있고, 의자 앞쪽으로 개척정신 투철한 아주머니들이 양반다리로 앉는 세줄을 만들더군요. 낑궈서 앉아볼까 했으나 자리가 있다는 대답과 싸늘한 눈초리.
남자가 왜 앉을려고 하냐는? T_T;;
주위를 둘러보니 남자들은 카메라 메고 모두들 서있더라는...
주위에 사진에 취미가 있는 사람이 없던지라, 다들 제 사진을 좋아해주는 안이한 현실 속에, 작년 폭풍 이벤트로 구매한 소니 A65와 칼번들로 못찍을 것이 없을 것처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우리 애는 총 16번째에서 9번째나 출연한다는 암울한 사실. 애들이 뭐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재롱인데 부모들의 반응은 브로드웨이 급입니다.
플랭카드를 만들어오는 부모도 있었다능...
근 1시간의 기다림에 만난 우리애는 키가 큰 탓에 부채춤을 추는데
아시죠, 원 만들어 계속 도는거? 뒷통수만 봤다는...T_T;;
그 담 김연아의 싱싱댄스, 반대쪽 제일 뒤라 보이질 않더라는...
움직임도 빠르고 해서 셔터모드로 ISO를 올려서 찍어야겠단 생각에 6400까지 올렸더니,
사진이 하나같이 노이즈 지글지글 개망...
화이트밸런스도 조절을 잘못했는지 파랑도 보라로 보이고, 포샵으로도 안되고...
2시간동안 서서 10분 정도 찍은 사진을 집에와서 본 순간,
경험치가 대폭 상승한 기분이었습니다. 다시는 이리 찍으면 안된다는 교훈.
그래도 배는 고프더라는...
아 칼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