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실히 짜증만 나는 하루
회사 노트북을 가지고 와서는 주말까지 끄적거리고 있으니 짜증이 안 날 수 있나...
갑자기 애가 엄마한테 뭔일인지 혼나고 훌쩍거린다.
분명 별일도 아닌 일에 질질 짜고 있는 딸래미가 안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짜증이 난다.
씨* 이 거지같은 대한민국에서 애 안낳을 수 도 없고, 장손에 장남인데도
딸 하나만 낳아서 키우는데 질질 짜고 지랄인가 싶어 나가본다.
여전히 울고 있다.
마음은 달래야 겠다고 생각하는데 입에서 엉뚱한 소리가 나온다.
"나 회사일 하기 싫어... 회사가서 돈 버는거 싫어... 놀고싶어"
(이런 미친... 내가 생각해도 황당하다.)
이렇게 말하고는 애 침대에 발랑 누워버린다.
딸래미가 훌쩍거리면서도 어리둥절 한가보다.
그러더니... "그럼 아빠 힘들면 쉬어... 내가 회사가서 일하고 돈벌어 올께..."
라고 한다. 울면서...
내가 왜 이런 미친 소리를 애한테 했지? 하고 후회?하면서 애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애가 갑자기 날 부른다. "아빠", "아빠", "아빠"...
젠장...
딸래미가 내 방에 의자에 앉아... 회사 컴퓨터를 만지작 거리면서...
울고 있다.
"아빠... 회사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
라고 하면서...
쩝... 괜시리... 더 미안해진다.
꼭 한번 안아 주고 괜찮으니 니 방가서 놀라고 했더니...
아니란다. 아빠 힘드니 자기가 회사일 하겠단다...
싫다는 아이 억지로 지 방에 데려다 놓고...
온갖 생각을 다한다.
이 좆같은 대한민국에서 독하게 살아야 할텐데...
저거 저래가지고 어떻게 살라고 하나...
치앙마이 가면 한달에 70~80이면 생활한다던데...
다 때려치고 거기가서 살까?
참, 이번주에 내가 왜 로또 안샀지? 등등...
어쨋거나 난 오늘 짜증이 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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