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동묘가 있어 일요일마다 벼룩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만년필 등 고급 필기류 노점을 하시는 어르신과 두어 시간 함께 있으면서 얘기도 나누고,
저도 만년필은 조금 아는 편이라 장사에 도움도 드리고,
그러다가 저녁에 철수하고 한 잔 합니다.
고깃집이 있는데, 육회 한 접시 만원, 소주 한 병 천원 받습니다.
뭐, 말도 안 되는 가격이죠. 그런데, 사실입니다.
노점 사람들, 근처 마사회 영상경마장에 드나드는, 경마에 빠진 사람들,
바글바글합니다.
그런데, 설 지나고 갔더니, 반찬도 영 부실해지고,
한 사람 앞에 한 그릇씩 나오던 시래기국도 한 상에 하나로 줄었고,
반찬 더 달라고 해도 안 주고,
가만히 보니 종업원들도 바뀌고, 주인도 바뀌었더구만요.
사실, 그 가게 자체가 생긴지 얼마 안 되었습니다.
짐작컨대, 그렇게 폭탄 가격으로 손님들 끌어들이고,
이렇게 장사가 잘 되잖느냐고 권리금 액수 불려서 낚시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 놈만 걸려라…
다른 업종들도 그런 데 많더군요.
제가 물건 대주는 모 가게 사장님 아드님은 체육 전공해서 아파트 상가 체육관 하는데,
헬스클럽, 휘트니스 등도 그렇게 가격 후려쳐서 사람들 바글바글하게 해놓고
권리금 먹고 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식당이니 체육관이니 그런 건 허울이고, 본 장사는 권리금 먹튀라는…
고전적인 수법이지만, 수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통용되는 방법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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