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감마2(신품)를 들였습니다.
10년도 전에 델타(곡면형)에 마크레빈슨 383 인티앰프, Arcam CD23T를 물렸었죠.
그 때는 방이 좁아 북셸프 외엔 답이 나오지 않던 시절이라 그 정도면 매우 만족했었습니다. ^^
이후에 진공관 앰프인 Vulcan(KT88 관을 씀)을 들여 서로 바꿔 연결해 가면서 들었어요.
그러다 5년 전부터 자전거 등 아웃도어에 홀딱 빠져 음악 듣기를 멀리하다시피 했고
3년 전에는 델타(곡면형) 및 그 이후에 들인 델타DCS(무려 3개)도 다 양도해 버리고
마크 383은 물론이려니와 CD플레이어도 다 처분했었습니다.
이후 저렴한 야마하 AV앰프에 JBL의 AV용 스피커를 물려 아주 가끔 영화나 보고
가끔 예전에 사 놓은 오페라 시청하곤 했지만 그나마도 심드렁했었죠.
그렇게 몇 년 밖에 싸돌아다니는 걸 무척 좋아했었는데,
나이가 먹어 가면서 갱년기가 되었는지,
요즘은 만사 다 귀찮고 그냥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게 좋아지다 보니
자연히 다시 음악 듣기로 돌아왔네요. ^^;;
오디오는 팔았어도 CD는 하나도 안팔고 그냥 두었었던 터라(아내가 파는 걸 반대했음)
기기만 구입하면 다시 음악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사정이었죠.
이번에 직장에 있는 제 방에는 Focal CMS-65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에
DAC(NorthStar Design Esseintio Plus)+Marantz SA-Ki-Pearl-Lite로 꾸몄는데
그 소리가 정말이지 너무나 맘에 들어 정말 행복해 하고 있었습니다. ^^
그런데 집에서는?
방이 좁아 매번 북셸프만 들이다가 이번에는 제대로 된 톨보이를 들이자고 결심하고는
인터넷을 수시로 들락거렸는데, 외산 스피커에는 답이 안 나오더라구요.
직접 들어본 적도 없는 스피커들이어서 답답한데 값은 왜 그리도 비싼지.
제가 아는 모 오디오 수입사 사장으로부터 수입가 대비 국내 판매가는
정말 엄청난 거품이 있다는 소리를 이미 예전에 들은 바 있는 터라
결국 카시오페아 게시판을 다시 들르게 되었죠.
카시오페아는 따로 홈페이지가 없으니 사실 정보 얻기가 그다지 쉬운 건 아닙니다.
(허만선 사장님은 맨날 와싸다에 더부살이 하실건지 궁금합니다만. ^^;;)
알파4가 나올 거라는 얘기를 접했지만 사이즈가 무척 클 거라고 하시기에 부담이 되어
혹시 감마2는 아직도 만드시나 싶어 지난 주말 저녁 술이 좀 들어간 김에 허 사장님에게 다짜고짜 전화해서
감마2 신품 구입 가능한지 문의하니 가능하다 하셔서 그냥 확~ 예약해 버렸죠. ^^
인클로져 색이 맘에 안드실 수 있다 하셨지만 저는 그런 거 안따지기 때문에
일단 주문을 하였고 결국 4월 11일(목)에 제 방에 감마2가 들어와 앉았습니다.
스피커는 모름지기 에이징이 필요한 것이라 처음에 맘에 안들어도
좀 참고 익숙해질 필요가 있는 물건이지만 감마2는 달랐어요.
10년 넘은 Vulcan에 SONY DVP NS-900V를 물렸는데
정말이지 의외의 훌륭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앰프야 오로라 한상응 사장님이 자부심을 갖고 만드신 거고
이전에 델타와의 매칭이 좋았었으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SONY의 DVD 플레이어는 그저 SACD가 재생된다는 것 말고는
그 누구도 좋은 소리를 낼 것이라 예상하기 어려운 기기였는데
결과는 전혀 예상 밖으로 정말 좋은 소리를 내줬어요.
저음의 박력은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들고
고음과 중음은 명료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진짜 제 스타일.
에이징도 안된 스피커가 이 정도면 에이징 되면 어떨지 궁금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에이징 안됐으면 좋겠습니다. ^^
SACD중에 차이코프스키 1812년 서곡 있는 그 음반 아시죠?
볼륨을 작게 했는데도 예전 델타와는 정말 비교불가한 엄청난 소리를 내 주네요.
오늘은 로저와그너 합창단의 1960년대 앨범을 듣는데도
마치 바로 앞에서 연주하는 걸 듣는 듯 그냥 멍하게 있다가,
때로는 가슴이 먹먹해져서 눈물짓다가.......생 쇼를 했네요. ^^
이전과 같은 음반이라고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네요.
특히 저음의 그 아름답고 매력적인 에너지는.................
오디오 쇼를 가보면 수천만 원짜리 스피커에서나 들을 수 있는 그런 소리를
이런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입니다.
아직도 정신 못차리겠어요.
감마2는 정말이지 명품입니다.
그리고 그 가격은 정말 불합리합니다,
수입산이라면 적어도 800만~1,000만원은 받아야 합당할 것 같아요.
큰 돈 들이지 않고 이런 만족을 얻게 된 데 대해
허 사장님께 고맙구요, 앞으로 계속 사업 번창하시기를 바랍니다. ^^
|